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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한 영문 잡지에 실린 케냐와 우간다와 탄자니아의 GNP와 경제력을 비교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동아프리카에 있는 이 3국은 케냐가 가장 앞서 있고 그 다음이 우간다, 가장 후진적인 나라가 탄자니아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차이는 미미해서 세 나라의 1인당 GNP가 2-300불 수준으로 비슷하였다. 우간다와 탄자니아는 유엔 등 외부의 원조가 없으면 당장 나라가 파탄 날 정도이고 케냐는 자립도가 두 나라 보다는 낫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라의 내세울 산업이 별로 없고 국민 들의 교육 수준도 형편 없었다. 그나마 케냐가 앞선 것은 그들이 영어를 사용하기에 호텔이나 숙박 시설, 관광 산업 등에서 많이 미국화, 서구화 된 것일 것이다.
나에게 특히 인상 깊었던 나라는 탄자니아였다. 불과 1년 전 까지만 해도 탄자니아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더라? 하고 아프리카 지도를 한참 찾아 봐야 했건만 이제는 그 나라가 나에게는 한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애착이 가는 나라가 되었다. 우간다의 독재 지도자 이디 아민 시절에 우간다와 전쟁을 해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음에도 그들 눈에는 살기가 없었다. 약간의 세월이 지난 탓도 있겠으나 그들 본성의 착함 때문이리라. 3국 중에서 가장 후진국인 탄자니아 이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가장 커 보였다. 선교 지의 베이스 캠프 역할도 능히 할만 한 지정학적 위치와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보였다. 우선 땅이 클 뿐 아니라 빅토리아 호수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 빅토리아 호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담수 량이 많은 호수로 1858년 영국인 스피크가 발견했다.) 빅토리아 호 인접의 여러 나라들을 선교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 곳에 3년째 거주하는 크리스천 라이프에서 파송한 엄 명주 선교사님의 말을 빌면 빅토리아 호수에는 수백 개의 섬이 있는데 그 모든 섬이 낙후되어 있지만 ( 어느 섬은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고 함) 선교하기에는 이처럼 좋은 곳이 없단다. 그는 크리스천 라이프 측의 도움으로 병원선을 만들어 그 빅토리아 호수의 섬들을 복음화 할 계획으로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제 40을 갓 넘은 불혹의 나이에 아직도 총각의 몸으로 앞으로 2년 안에 그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다며 열변을 토하는 엄 선교사님을 볼 때 숙연해지는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엄 선교사님의 사택에 우리 일행이 1주일간 머물렀었다, 그는 지난 2년 간 김치와 된장 구경을 못해 우리가 만든 짜디 짠 된장찌개를 국물째 들이마시곤 했다. 그와 함께 숙식을 같이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자그마한 키에 한국에서 병원에 십 여 년간 근무했다는 그는 바로 빅토리아 호 의료선 선교를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분인 것 같았다. 송창식의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생각나도록 피리를 잘 부는 그는 저녁 식사 후 밤마다 나가서 피리를 불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선교사님, 왜 그렇게 달밤에 피리를 붑니까?
196. 내가 본 아프리카5
192. 내가 본 아프리카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