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도 한국 교계도 동일한 현상이 발견하곤 합니다. 바로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들이 치열하게 투쟁해도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식이란, 특정 사회 안에서 인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통용될 수 있는 약속입니다. 상식은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도 보호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때문에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됩니다. 반대로 잔머리를 굴려 상식을 무시하고 자기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개인적으론 이익이라고 생각될지 모르나, 사회적으론 매우 큰 손해를 야기합니다.
최근 행정학 분야 학자들은 “신뢰”라고 하는 사회 자본의 중요함을 많이 강조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서로 “신뢰”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큰 자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사회 자본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데 “신뢰”가 생길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배를 인양하는 것과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1년 동안 투쟁을 하는데도 큰 진전이 없습니다.
한국 교계에서 최근에 치열하게 대립된 문제는 “세습”이었습니다. 성도들의 공동재산인 교회를 목회자가 사유화하여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윤리적으로 잘못된 관행입니다. 때문에 세습을 반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인 소리가 교계 안에선 급진적이고 개혁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됩니다.
“기적이 상식이 돼야 한다”고 외쳤던 J목사가 성 범죄 문제와 교단 내 문제를 겪고 있는 모습 또한 아이러니합니다. 이게 과연 기적이 상식이 되는 모습일까요? 개신교 신앙을 가진 기자의 생각엔 이 정도면 초자연적인 기적은 차치하고 상식이나 제대로 통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최근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중일 국제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어찌됐든 일본이 침략을 했던 것이 사실이니, 상대국이 그만하면 됐다고 말할 때까지 사죄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런 상식적인 발언에 적극적인 호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상식입니다. 상식은 눈 앞의 자기 이익이나 자기 생존을 우선시할 때는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멀리 내다보는 시야를 갖춘다면 모두의 공존을 위해선 상식이 필수적이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특히 기독교는 진리를 추구한다면, 비록 목숨을 잃을지라도 부활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지켜온 공동체입니다. 예수의 정신을 기억하며 상식의 회복이 요청됩니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태복음 16:25)
강민석 기자(kms6410 @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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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하나님의 평가기준으로 살라
209. 한(恨)민족, 공감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