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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역』과 『하게 하는 사역』
강민석 기자  kms6410@gmail.com
2015-08-27 15:29:20   조회 : 2158

어떤 일을 할 때, 크게 두 가지 범주의 일이 있습니다. 하나는『하려고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데리고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일』입니다.

하려는 사람들을 데리고 하는 일은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하려는 사람들과 일할 땐 발전과 성장이 이뤄집니다. 또한 냉정하고 공정한 평가와 반성이 이뤄질 수 있고, 공동체 안의 규칙과 약속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일은 괴롭고 힘이 듭니다. 많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평가와 반성보다는 칭찬과 격려, 설득 위주로 진행됩니다. 개인의 사정과 편의를 봐줘야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바로 "하려는 사람을 데리고 하는 일"입니다. 자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 즐겁고 신날 뿐 아니라, 그 안에서 놀라운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심사위원들의 엄격하고 냉정한 평가가 공존합니다.

반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하는 활동들, 여기서 볼 수 있는 모습이 바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을 하게 하는 일"입니다. 관심 없거나,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칭찬과 격려 등의 이야기 위주가 되고 그 사람의 입장에 맞춰서 일이 진행됩니다.

물론 삶 속에서 이 두 가지 요소가 명확하게 구분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사역 현장에선 이 두 가지가 비교적 잘 구분이 됩니다. 사역엔 1."은혜"를 받은 사람들과 어떤 일을 진행하는 사역과 2."은혜"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사역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사역을 1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현장』은 대부분 2번입니다. 사역을 해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괴로움과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은혜를 경험한 사람은 1번을 모티브로 한 사역을 추구하게 되는데,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2번을 모티브로 한 여러 가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1번의 사역을 하고 싶어 합니다. 하려고 하는 사람과 뭔가를 하고 싶습니다. 은혜를 받은 사람과 멋지게 헌신적으로 해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험상 기독교 사역 현장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일들의 대부분은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끌고 가는 일이었습니다. 이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며,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입니다. 또한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불안감도 늘 한편에 염두하고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해야 한다』 『은혜로 한다, 기도로 한다』라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인 것입니다.

어떤 점에서 1번 사역은 열매를 거두는 일이라면 2번 사역은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열매를 거두는 일은 신이 납니다. 재미있습니다. 반면 씨앗을 뿌리는 일은 고되고 힘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역은 1번이 아니라 2번이라는 사실입니다. 과거의 많은 기독교 리더들은 2번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수고했습니다. 재미없고 고된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한국 기독교가 이렇게 발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지 않고 열매만 따먹으면서 “재미있다” “맛있다”고 한다면 한국 기독교는 그 위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하는 사역”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는 사역”의 재미에 취해 “하게 하는 사역”을 망각하면, 그때부턴 기독교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 날, 기독교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2번 사역을 감당하는 마음가짐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강민석 기자(kms6410 @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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