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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양날의 검
강민석 기자  kms6410@gmail.com
2015-10-08 09:52:25   조회 : 3168

기독교 신앙과 교회의 문화가 세상 문화와 구별되면서도, 동시에 세상과 교통할 수 있는 수단은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에 대한 고백입니다. 이것을 흔히 간증이라고 부릅니다.

기자 또한 처음 교회에 발을 딛뎠을 때, 성경의 이야기나, 교리적 당위적 메시지보다는 누군가의 간증을 듣는 것이 재미있었고, 이해가 쉬웠습니다. 독서에 있어서도 기독교 신앙으로 회심한 후 몇 년 정도는 설교집보다는 간증집이 더 잘 읽히고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간증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확신과 “내 삶을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유익함이 있습니다. 때문에 교회를 다녀보지 않았던 사람,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 성경의 이야기를 잘 모르는 사람 등에게 그리스도인이 가장 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간증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논리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이 간증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간증에는 위험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바로 간증을 통해, 간증한 사람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증을 통해, 하나님이 드러나고, 예수 그리스도가 전파돼야 하는데, 간증을 하고 있는 그 사람 자체가 대단한 사람이며, 믿음이 좋은 사람으로 높임 받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위대하고 대단한 것은 하나님입니다. 찬양하고, 경배해야 할 대상도 하나님입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 순간 그 분위기 속에서 간증하고 있는 그 사람이 존경받고, 찬양받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가장 대표적인 변화의 인물 중에 한명은 사도 바울입니다. 기독교 인이라면 누구나 사도 바울의 주옥과 같은 간증에 감격하고 놀랍니다. 특히 "내가 약할 때에 곧 강함이라" 라는 고린도 후서 간증이나 "다른 것들을 배설물처럼 여겼다"라는 빌립보서의 간증은 많은 사람들이 귀감으로 삼고 묵상하는 본문 중에 하나입니다. 기독교인 중에 사도 바울과 같은 간증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어떤 직분이나, 직위를 갖게 됐을 때, "나는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쓰신다"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내가 약할 때에 곧 강함이라"를 가져와서 이야기 합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뭔가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하나님을 위해, 세상의 것을 포기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다른 것들을 배설물처럼 여겼다"라는 바울의 고백을 인용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모습들은 정말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간증 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사도 바울이 쓴 서신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이러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간증이 나온 구절만 읽지 말고, 그 앞에서 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십시오. 바울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권위를 증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간증을 했던 것이지, 사람들을 가르치거나, 누군가에게 은혜를 끼치기 위해서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 인 것과, 그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진리를 설명하고, 전하고, 증명하고, 논하는 것에 최선을 다했던 것이지, 자기가 신령하고, 은혜를 받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증명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바울 서신들을 읽으며, 바울의 모습에 감격하며, "나도 바울처럼 돼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성경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서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 그리고 믿음을 깨달아야 성경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앙이 어릴 때에는 바울의 삶에 감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이 성숙해질수록 바울의 삶이 아닌,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해 봤을 때 사역자가 부흥회나 수련회, 전도집회, 간증집회 등과 같은 특별한 목적을 띄고 있는 집회 외에 자신의 간증을 늘어놓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어떤 본문을 설명하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서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간증을 이야기 하는 것이 주가 되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경 구절을 가져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간증은 양날의 검입니다. 좋게 사용한다면, 믿음을 증언하는 도구가 되지만, 악용된다면 우상숭배의 씨앗이 됩니다. 바른 간증의 이해와 함께 성숙한 믿음이 갖춰나가게 되길 소망합니다.

 

강민석 기자(kms64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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