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논리를 만듭니다. 자기 생각, 자기 느낌을 강하게 주장하고 밀어붙이는 사람들, 쉽게 말해 자기 논리가 확고한 사람들을 곰곰이 관찰해보면 하나 같이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많습니다. 부모에 대한 상처, 친구에 대한 상처, 형제에 대한 상처, 연인에 대한 상처, 사람들에 대한 상처. 억울함, 분노, 슬픔, 열등감, 수치감 등의 감정들이 논리를 구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논리의 출발점이 무엇일까요? 기존의 어떤 생각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꼭 그렇지 않다!!』라고 질문을 제기할 때부터 논리가 발생합니다. 이런 도전을 하게 되는 계기가 바로 "상처"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주변 사람들이나, 상황이 자신을 억울하게 만들었을 때, 누군가에게 말싸움에 졌을 때, 이런 경우 사람의 머리에선 엄청난 작업이 수행됩니다. 그 상황을 다시 떠올리고, 정리하고, 분석하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자기가 하려고 했는데 못했던 이야기,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이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 등 이 생각을 가득 채웁니다. 그와 동시에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을 찾게 됩니다. 친구, 형제, 부모, 애인 등에게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보통 이 때 즈음은 두서없고 정리가 안 된 내용들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그런 작업을 몇 번 거치면서 그 상황과 사건에 대한 것이 정리되면 『보편적인 논리』로 승화 발전 시키는 작업이 일어납니다. "남자는 이렇다" , "여자는 이렇다", "요즘 젊은세대는 이렇다", "70-80년대 세대는 이렇다" 등 과 같은 것들입니다.
잘못된 신앙에 빠져 있는 사람들 또한 하나 같이 상처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목회자에 대한 실망, 교인들에 대한 실망, 교회 분위기에 대한 실망. 그런 실망과 상처 속에서 "교회가 이래야 되는 거 아닌가?" 라는 논리가 발생하고 그런 논리 속에서 『공격』과 『비판』이 점점 일어납니다. 그런 상태에 빠져 있을 때 기존 교회의 문제점이나 비리, 모순 등을 공격하는 교리를 들으면, 그 교리에 확고히 빠져들게 됩니다.
그것이 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교회 목사님의 말씀이나 설교면 그나마 좀 다행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그 목사님을 절대시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 교리가 이단의 교리일 경우 심각합니다. 상처가 많지 않은 사람들은 이단의 교리를 접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쉽게 빠져나옵니다. 그러나 상처가 많은 사람은 그 이단의 교리에 심취하게 되고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기자는 이단들과 논쟁을 벌여 성경적으로 말싸움을 이기는 것의 무익함을 주장하곤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단의 교리를 따르는 사람들이 논리적인 문제 때문에 이단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논리 뒤편에 있는 "상처"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바른 기독교 신앙은 인간 내면에 발생하는 이런 상처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가지고 나가서 치유 받는 것입니다. 자신이 날카롭게 세웠던 논리들을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깨뜨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변화이고, 회복이고, 사랑이고, 용서입니다. 논리 자체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논리를 세우고, 날카롭게 만드는 것은 인간으로써 당연하게 하게 되는 행위입니다. 그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그 날카롭게 만든 논리를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버리라는 것입니다. 예수 앞에 버린다는 뜻은, 자신이 만든 논리를 절대시화 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가 겪었던 그 경험, 그 경험으로부터 세워진 논리를 확고부동한 진리인 것처럼 굳게 믿으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전파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가 겪었던 상처는 자기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을 만났을 때 『위로의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공격하고, 비판하는 『공격의 도구』, 『정죄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강민석 기자 (kms64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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