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을 하다보면 "특별한 행사" 중심으로 신앙 생활하는 성도들을 많이 봅니다. 일상과 단절되거나 괴리된 어떤 것에서만 신앙의 열심을 내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겐 수련회, 발표회, 특별기도회, 특별집회, 특별 찬송 등 뭔가 특별하게 하는 행사가 신앙이며 교회생활입니다. 때문에 교회에서 자꾸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어야만 열심을 냅니다.
물론 우리들의 신앙을 돕기 위해서 특별한 행사들은 필요합니다. 계절마다 수련회를 하거나, 연초에 특별 성회를 하거나, 절기(부활절, 감사절, 성탄절 등)때 특별 발표회를 하는 것 등은 교회 생활을 활력있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가 특별한 행사를 잘 준비하고 기획하여, 진행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특별 행사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일상과 반복되는 주일 예배를 위한 것입니다. "특별한 행사"는 기능적으로 보약이랑 비슷합니다. 보약은 입맛을 돌게 하여 밥을 잘 먹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즉 보약을 먹었으면 이제 평상시에 식사를 잘 먹어야 건강해지는 겁니다. 그런데, 보약이 몸에 좋다고 밥은 안 먹고 보약만 먹는다면 결코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건강한 신앙은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과 예배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고, 매 주일마다 은혜를 받는 게 제대로 된 신앙입니다.
특별한 행사에 잘 참여하고 동참하는 일은 참 귀한 일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행사에만 반짝하고, 일상 예배와 생활을 소홀히 한다면 그것은 엄밀히 말해 종교 행사 중독이지 신앙은 아닙니다. 특별한 행사에서 느껴지는 은혜와 영적인 감수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 자체에 중독된 것은 제대로 된 신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건강한 기독교 신앙은 복음과 말씀을 토대로 해야 합니다. 복음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은총,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은총에 대한 메시지를 뜻하며, 말씀이란 성경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는 원리를 뜻합니다. 그런데 특별행사 위주의 신앙은 복음과 말씀보다는 기이한 현상, 화려한 퍼포먼스, 미신적인 메시지를 중심에 두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다보니 시민사회의 상식적인 부분들을 아주 많이 무시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신앙과 현실의 삶은 분열됩니다. 이중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사실 한국 기독교는 감성중심 부흥회 영성과 은사체험주의 영성(방언, 예언, 환상), 현실 기복 영성(물질 풍요 및 병 고침)으로 신도의 숫자를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에는 수많은 교회들과 기독교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 복음과 말씀을 토대로 하지 않았기에 한국 기독교는 개독교가 됐습니다. 그 숫자적인 위력에 비해 세상 속에서 드러내는 영향력은 부족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특별 행사 위주의 신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정상적인 것입니다. 자꾸 아직도 그 옛날, 그 시절, 그 은혜를 추억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역행하는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꺼내셔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이끄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힘들 때마다 이집트에 있을 때가 좋았다고, 돌아가자고 원망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힘들다고 자꾸 부흥회 영성으로, 특별행사 영성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보여야 할 곳은 평범한 일상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믿음으로 살아야 할 때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입니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 성실하게 사는 것이 “성령 충만”입니다. 매일 주어지는 하루를 하나님 앞에서 게으르지 않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영적 전쟁”입니다. 자기의 삶과 경력과 업적과 결과물을 뽐내고 싶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죽이는 것이 진정으로 “마귀를 대적하는 것”입니다. 안락하게 오래 살면서, 하는 일이 잘 풀리는 것을 복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순종”입니다.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은총은 우리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믿음 있게 하십니다.
강민석 기자(kms64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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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의 의미
241. “망각”의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