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굴러 다니는 작은 돌멩이 하나도 보기 싫어요." 어느 선교사님께서 힘든 일을 겪으시면서 하신 말씀이 같은 선교사로서 그 말에 깊은 공감을 가질 때가 많다. 선교사는 영적인 전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와 믿음으로 헤쳐 나가고자 애쓰지만 절망할 때도 많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고난을 만나기도 하고 원치 않는 상황과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그것은 깊은 수렁이기도 하고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성난 파도가 치는 거친 바다 같기도 하다.
선교 초창기에 무엇보다도 믿고 가르쳤던 제자에게 배신 당한 그 아픔은 말로 설명 할 수가 없다. 여러 해 동안 동고동락하며 제자훈련에 참여했던 이가 어느날 변심해서 주일날 예배드린 시간마저 계산해서 돈을 달라고 우리를 노동청에 고소한 적이 있었다. 한 형제 자매라면서 같은 식탁에서 함께 먹고 같이 얘기하며 즐거워했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괴로웠다. 무엇보다 가장 슬펐던 것은 우리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가족으로 여겨 쫄쫄 따라다니며 좋아하고 챙겨주고 했다. 그가 말라리아에 걸려 아플때 약 사주고 밥해 먹이며 가족처럼 간호 해주었던 진심마저 깡그리 짓밟혔고 가족들의 순수한 애정의 대가가 배신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는 며칠동안 눈물을 쏟을 만큼 소름 끼치도록 괴롭고 마음이 아팠다. 선교사가 현지인들을 너무 믿고 사랑해 주어도 그들에게는 돈으로 보였다는 실망이 그토록 가슴 쓰리게 했다. 물론 예배는 강요가 아닌 믿음으로 나아와서 드리는 것임에 선교사의 잘못이 없다고 결론났지만 그런 일로 인해 선교사의 열정에 큰 타격을 입혔다. 현지인을 믿고 사랑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움츠려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너무 인간적인 사랑을 지나치게 베풀기 보다는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심장으로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을 너무 믿지 말고 베풀었던 사랑은 결코 기억하지 말자는 것을 배웠다.
선교사의 길은 눈물 없이 못 간다. 예수님을 따라가는 좁은 길이기 때문이다. 고국에서 누리던 삶과 사랑하는 부모 형제 친지와 친구들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부인하며 가는 길임에도 평탄하기는 커녕 죽음의 위험이 따라오기도 한다.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천국을 바라보며 가는 길.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은 좁은 길을 똑바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도 넓은 길이 아닌 좁고 험난한 골고다 고난의 길이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십자가가 아닌 크고 무겁고 볼품없는 나무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선교사도 각자에게 주어진 험한 십자가를 지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하는 존재이다. 그 길이 비록 아픔과 눈물 투성이지만 사랑하는 주님 만나서 영원히 함께 살고자 하늘나라로 가고 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가복음 9장 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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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행복한 선교사
290. 모기가 코끼리보다 더 무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