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 기독당을 찍어야 할까요? 만약 기독당에서 내세운 정책이 성경적으로 정당성이 있으며, 세상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의할만한 바른 것들이었다면 기독당에 표를 줘야 합니다. 그러나 기독당에서 내세운 정책이 성경적으로 타당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봤을 때에도 덕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 아무리 기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기독당에 투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컨데 중요한 것은 "기독당"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그 정당이 내세운 정책과 공약의 『타당성』과 『정당성』이라는 말입니다.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기독교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곳을 지지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고, 객관적으로 보다 옳은 곳을 지지해야 합니다. 그것이 기독교인이 지녀야 할 책임감이고 윤리의식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독교라는 타이틀을 붙이고서도 잘못된 결정을 내렸던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독일교회의 히틀러 지지, 일제 강점기 때 한국교회의 신사참배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히틀러가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며 세계 대전을 일으켰을 때, 독일의 기독교는 본회퍼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히틀러를 찬양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기독교는 주기철 목사님을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신사참배를 정당화했습니다. 누가 정말 바른 기독교인이었습니까? 역사가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기독당 혹은 기독교를 대표하는 정치세력에 무조건 지지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상 오늘날 한국의 정치는 군중심리를 이용하는 편 나누기 와 스캔들 전략으로 얼룩져있습니다. 이런 전략에 기독교가 이용당해서는 안 됩니다. 기독교인이 동일한 신앙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동질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기독교라는 카테고리가 "편 나누기 방법" 중 하나가 돼서는 안 됩니다. 기독교는 단순한 사회집단이 아닌, 만유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위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있어서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보가 아니더라도 그 정당과 그 후보의 능력이 성경과 기독교 신앙이 가르치는 관점, 곧 약자와 억눌린 자들에 대한 배려, 정의와 공평과 평등함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지지해야 합니다. 반면 아무리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그 사람에게 표를 줘서는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외모가 아닌 공의를 따라 판단하라(요한복음 7장 24절)”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독교라는 타이틀이 아닌 예수의 정신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기준을 따라 선거해야 합니다.
강민석 기자(kms64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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