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 앞에
촛불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까만 심지에 붙은 약한 불빛이 새파랗게 질려 꺼질 둣 말 둣 위태 위태하다. 이방나라 다른
부족 속에서 사는 선교사의 삶이 그야말로 풍전등화 라고 느낄 때가 있다. 다른 기도가 필요없다. "하나님.
아시죠? 보고 계시죠? 예수님의 보혈로 살려 주세요." 신음을 토해내며 절규할 때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평소에 기도를 할 때는 구구절절 하나님께 아뢴다. 그러나 너무도 절박한 순간에는 장문의 기도를 하지 못한다. 미사여구의 표현으로 장황하게 늘어놓는 기도가 필요없다는 것을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저 하나님의 이름만을 수도 없이 부르게 되며 구원의 주님을 찾게 된다. 열악한 선교지에 살면서 온 가족이 그런 위험한 고비들을 무수히 겪었다.
큰 딸이 일곱 살 때 말라리아에 걸려서 갑자기 청력을 잃어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할 때, 다섯 살의
어린 아들이 악성 말라리아와 급성 폐렴이 겹쳐 생사의 기로에서 호흡조차 버거워 할때, 막내가 여덟
살 때 급성 장염에 걸려 밤새 토하고 설사하고 끝내 항문이 힘없이 풀려서 퀭해진 눈으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 있을 때, 남편이 말라리아에 걸려 너무 심해서 의사가 더 이상 아무런 대처를 할 수 없다고 두 손 들었을 때이다.
정말이지 인간의 능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 죽음이 가까이서 서성거리고 있다고 느낄 때 한없는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 "하나님 살려주세요. 제발. 예수님의 보혈로~" 다른
어떤 말들로 기도할 수가 없고 우리의 기도는 오로지 이것 뿐이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음만이 우리의 진정한 피난처이며 의지가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감당치 못할 큰 시련과 질병과 죽음 앞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다. 그때 주께서 가장 가까이 계신다. 살아가면서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도움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주 예수님의 보혈의 능력으로만 할 수 있다는 믿음만이 필요하다. 인간의 능력으로 1%도
할 수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바짝 엎드려 예수님의 이름을 100% 의지하고 믿음으로 나아갈때 그 분께서 일하신다. 그 분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우주만물을 다스리시고 우리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온전히 믿음으로 나아갈때 예수님의 이름에 능력이 있고 치유가 있고 기적의 은혜가 있음을 체험 할 수가 있다.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아니하시며 상한 마음을 치유하시는 그 분은 선하시고 인자하시고 사랑이 많으시다.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응답해주시는 한번도 실망시키지 않으시는 좋으신 하나님 그분께서 고치시고 살리신다. 오직 그
이름 예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마태복음 5장 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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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아주 늦은 밤
293. 소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