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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자유
서해남 기자  clifenet@yahoo.com
2016-08-21 04:36:51   조회 : 1944

나비의 일생은 우리에게 변화와 성장의 상징을 보여준다. 나비는 알에서 나와서 애벌레의 단계로 시작한다. 애벌레는 풀 잎사귀를 먹으면서 성장한다. 애벌레의 단계는 성장이다. 애벌레가 성장하는 단계에는 몇차례 잠을 잔다. 먹고 자고 그와 같은 단계를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그러나 애벌레의 몸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장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의 몸에서 실을 품어 고치를 만들고 그곳에 머문다. 고치의 단계이다. 고치의 단계는 멈추어 있는 단계이다. 2차원의 선의 차원에서 1단계 점의 차원으로 자신을 내려놓는다. 모든 성장을 멈춘 고치의 단계는 성장하는 과정의 가장 신비로운 단계이다. 마치 애굽에서 곧 바로 가나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멈추고 광야로 들어같던 이스라엘 사람과 같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곧바로 가아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시간동안 애굽의 노예로 살아갔던 그들의 마음속에 노예의식을 제거하는 광야가 있어야 했을 것이다.

애벌레의 역동성이 멈추어 있는 고치의 단계는 마치 죽어있는 단계같이 보인다. 그러나 이 고치의 단계에서 날개가 만들어지고, 나비의 틀이 만들어진다. 고치의 단계는 모든 성장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나비가 되면 공간을 날라다디고, 그리고 잎사귀를 먹지 않고 꽃과 꽃을 찾아다니면서 꿀을 찾는다. 먹는 양식이 바뀐 것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받아들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애굽에서 나오는 것이다. 애굽에서 나온다는 것은 애굽의 모든 일들을 버리는 것이다. 지난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지금을 맞이해야 한다.

과거를 버리지 못하고 과거의 의식에 묶여 있으면 과거가 현재를 살고, 현재는 과거에 묶여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의 삶을 선택하는 것 같지만 과거의 경험이 나를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와같은 삶이 노예의식의 삶인 것이다.

지나온 습관은 지금의 나를 형성했고, 나를 지금 여기에 있게 했다. 과거가 없이 지금의 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과거는 나를 형성하는 지층이고, 나의 기반이다. 나의 과거가 나의 토양이 되어준다. 하지만 고치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의식을 멈추어야 한다. 이것이 변화하기 어렵고, 변화를 이해하는 가장 어려움을 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세프 루르프(Joseph Luft)와 해링턴 잉햄(Harrington Ingham)은 두 사람의 이름을 합성하여 조해리(Joe + Harry = Johari)의 마음의 창문이라는 자기노출의 모형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창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나’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나는 모르고 다른 사람이 아는 나’를 알기 위해 경청해야 한다. 또한  ‘나는 알고 다른 사람은 모르는 것’을 공개해야 한다. 경청과 자신의 공개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만날 수 있다.

내가 얼마만큼 묶여 있는 가를 보기 위해서는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을 살펴보아야 한다. 가강 가까운 사람인 배우자와 얼마만큼 친밀한(intimacy) 관계를 맺고 있는가 살펴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나를 통해 자유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 나의 의식은 자유함을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여도 좋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깊은 소통과 아픔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면, 나의 내면은 아직도 자신의 과거에 집착되어 갇혀 있다고 받아들어야 한다.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의 거울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나와 너의 사이(among)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결국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는 이웃과의 관계와 비례한다. 온전한 관계의 비결은 나의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도록 깊이 공감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 지금까지의 내 안에 있는 방어기제로, 경험으로 상대방을 만나면 과거의 노예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He refreshes my soul. He guides me along the right paths for his name’s sake.
(Psalm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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