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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서해남 기자 hainam20@gmail.com

2016-09-13 02:11:04 조회 : 2403

아파트 사이사이/빈 틈으로/ 꽃샘 분다/ 아파트 속마다/ 사람 몸 속에/ 꽃눈 튼다/ 갇힌 삶에도/ 봄 오는 것은/ 빈 틈 때문/ 사람은/틈/ 새 일은/ 늘 /틈에서 벌어진다.

이해인수녀는 '사람 사이의 틈'이라는 시를 통해서 '틈'에서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틈은 반복되는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며, 내면의 고정관념을 넘어설 수 있는 공간이다.

의미요법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Viktor Emil Frankl)은 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자극과 반응사이에 틈이 있다. 이 틈은 우리의 반응에 의한 우리의 힘이다. 우리의 반응안에 성장과 자유가 있다.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there is a space. In that space is our power to choose our response. In our response lies our growth and our freedom.)

빅터 프랭클에게 있어서 틈은 지나온 생각의 습관에 의하여 대응(react)하는 것이 아니라 틈(space)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반응(response)하는 공간이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틈이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힘(power)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전에 형성된 생각들이 틈을 허락하지 않고 이전의 방식으로 결정하려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성장과 자유함이 내면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깨어서 반응해야 한다.

한 개인이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인 공간도 자극과 반응사이에 있다.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자신이 가진 방어기제와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내면의 성격(personality)에 의해서 대응(react)한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도 자신의 내면의 한계 속에서 결정된다. 하나님이 임재가 한 개인의 내면에 지속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극과 반응사이의 공간(틈)을 하나님에게 온전히 맡겨야 한다.

중독자 치유회복을 위한 12단계에서 1단계는 무기력(powerless)을 시인하고 2단계에서 하나님에게 도움(find hope)을 요청한다. 중독자들은 중독을 자신이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에 치료가 시작된다. 중독자들은 ‘충동조절장애’라는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독에 대한 충동이 올라오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중독은 외부의 자극이 다가왔을 때 자극이 중독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독자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독자가 중독에 대한 자극에 대해 대응할 때는 틈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중독자와 중독이 그대로 연결되어 있어서, 중독이 주는 자극에 이끌리어 중독의 노예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성령이 충만하다는 것은 우리의 내면의 공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지정의를 하나님에게 의탁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귀에서 틈을 준다는 것은 우리의 내면을 마귀가 결정할 수 있도록 결정권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틈이 장기화되서 중독자같이 되면 마귀의 종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마귀에게 틈을 주는 것은 신앙에 부정적인 감정을 장기적으로 마음속에 갖는 것이다. 신앙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관계에 부정적인 감정인 분노가 자리를 잡을 때, 코이노이아는 깨지고 서로 대립되고 분열되는 영이 둘 사이의 틈에 자리잡게 된다.

마귀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정직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님 안에서 하나의 지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에베소서 4장 25-27)

267. 트리거

265.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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