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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의 헐리웃 볼
Esther Lee  
2017-09-19 02:14:14   조회 : 1022

“27일에 Pink Martini 가 연주하는데 올 수 있겠니?”

이번 여름 내내 이 가족이 나를 초대해서 토요일이면 Hollywood bowl를 다니고 있었다.
“어. 그 날은 내 생일인데.”
“야! 잘 됐다.” Corner Bakery 에서 저녁을 먹다가 소리를 질러서, 나는 놀라면서 이번 주일은 교회 행사가 없으니 참석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 할 수 없었던 언니 Sue 가 Hi Esther, It’s Sue. So glad that you will be joining us at the Pink Martini Concert on Sunday. 하고 메시지가 들어 왔다.
과일과 사라다를 준비해서 참석 했더니 우리 일행이 25명이라서 방석이 무료로 우리 자리에 미리 깔려 있었다. 그래도 먼저 와 있던 사람들이 안 가져 가는 것도 대단한 양심이다.
모두가 백인들 속에 나 혼자 외롭지 않게 곁에서 배려 하는 동생 Tricia.
인사를 나누었지만 이 사람들의 이름을 다 기억도 못 하겠고, 각자 갖고 온 저녁을 꺼내 먹고, Hollywood Bowl에 주문 한 사람들은 배달 받아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스패니쉬 계통의 가수가 청중을 데리고 노는데 언어의 미숙함이 더 강점이 되어 힘을 발휘한다.
얼마나 웃으면서, 신나게 박수 치며, 온 청중이 노는지 그 동안 다니면서 보았던 프로그램 중에 제일 역동적인 막이 내리자 갑자기 Sue 의 음성이 들려 돌아보니, 일행 중에 우뚝 서서 큰 목소리로 말한다. 
“오늘은 특별한 날 입니다. 에스더의 생일이에요.”
앞줄에 앉았던 엘리자벳이 처음 만날 때 부터 하얀 작은 상자를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 상자를 열어 내게 건넨다. 작은 디저트 케이크에 초가 하나 꽂혀 있다. 
우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Hollywood Bowl 청중의 반이 합세 해서 함께 노래를 했다는데……
나는 너무 놀래서 가만히 서서 케이크를 손에 들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나만 놀란 것이 아니라 우리 일행들이 사진을 못 찍었다고

나중에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그들도 예상외의 이벤트에 놀랐던 모양이다. Happy Birthday 노래는 이제 만국어가 되어 있었다. 어느 민족이던 다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이다. 생일 카드와 함께 받은 이 선물은 여름 밤의 추억으로 나에게 큰 선물이 되었고 오랫동안 기억이 될 것 같다.처음 만난 나를 기뻐해 주고 축하 해 주는 이 사람들의 모습은 열린 마음이다.

Los Angeles 는 각종 인종이 모여 사는 멜팅 팟 (melting pot) 지역. 다음 무대는 그 민족의 특색을 강조하며 이어져 나갔다.

가수가 그 나라의 유명한 노래를 부를 때 마다 청중 중에 그 나라 사람들이 있으면 십여 명 무대에 올라 가수와 함께 그 노래를 부르는 거다.

우리 앞줄에는 유대인들이 한 그룹 일찍부터 자리 잡고 앉아 치즈와 와인과 춤과 노래로 파티를 열고 있었는데 가수가 맨 처음 부른 민족의 노래가 그들이었다.  그 일행 중에도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한 사람 있었지만 내가 받았던 열창을 따라 잡지는 못했다.  그래도 자기 민족의 때가 되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하며, 온몸을 흔들어 가며 춤을 잘 춘다. 유대인은 참 잘 논다.  자기들 음악이 나오면 거리에서도 무리를 지어 함께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 낯선 사람, 아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함께 춤을 춘다. 모든 나라에 흩어져 살 수 밖에 없었던 민족의 아픔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길에서 만나도 내 민족이면 함께 박자에 맞춰 춤을 출수 있는 유대인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의 아픔과 결속력을 느껴본다.

그 다음은 독일, 터키, 중국, 일본, 남미, 불란서, 이태리,

특이한 것은 일본인들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서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고, 무대에 올라 자기 이름과 자기 회사 이름을 대고 그 큰 무대를 다 함께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며 계속 뱅뱅 돈다. 양복 정장도 눈에 뜨이는데, 자유 분망한 쇼 무대에서 획일된 모습으로 무대를 돌고 있는 그들의 모습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한국은 내가 알기에 이 무대를 빌려서 쇼를 하고는 했는데 이 다민족의 모임에서는 불려 지지 않았다.

재외 한국인이 가장 많은 Los Angeles 에서도 한국인은 영향력을 얻을 수가 없나 보다.

나는 그래도 하는 기대로 끝까지 기다려 지는 마음을 달래면서 불이 들어와 가방을 챙기고 일어 서는데 뒤에서 무언가 날라와 내 목덜미를 때리는 느낌을 받았다. 누가 크림 컵케이크를 내 뒤에 던졌는데 나를 맞고 내 앞의 백인 여자 머리에 뒤범벅이 되어 머리카락과 옷에 크림들이 묻게 되었다. 나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녀를 닦아 주었고, 누군가 또 나를 닦아 주었다.

앞 줄에 있던 유대인들이 생일 축하 한다고 나에게 개인적으로 인사하면서 이런 태도는 좋지 않은 태도라고 나를 위로한다.

그렇지 좋지 않은 태도이지. 작난이었던 진심이었던 이런 모습은 다 인종이 모인 자리에서 인종혐오로 몰릴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런 것을 알고 있었을 가해자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동양 여자가 백인들한테 둘러 쌓여 축복 받는 모습이 역겨웠을까?

마침 뉴욕의 아들로부터 이 밤중에 전화가 걸려 왔다.

“엄마. 미국 사람들은 결혼식 날 신부, 신랑 얼굴에 케이크를 무쳐 주잖아. 누가 장난을 했을 거야.”

나를 위로하려고 하는 말 같은데 아들의 본심이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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