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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이야기3: 초대교회 이단들의 주장과 교회의 대응
홍삼열 목사  
2018-10-18 04:07:41   조회 : 9713

이단(hairesis)은 기독교시대 이전부터 사용되던 용어인데 원래 “선택”을 의미하는 단어였답니다. 여러 가지 이론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의미였지요. 그러다가 기독교에서 본격적으로 이 단어가 “정통”(orthodoxy)의 반대 개념, 즉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이론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사도들이 활동하던 시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각종 이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그 이단들이 교회에 큰 해를 입혔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1) 영지주의(Gnosticism), 2) 마르시온주의(Marcionism), 3) 에비온주의(Ebionism), 4) 몬타누스주의(Montanism)입니다.

1) 영지(靈知)주의자들은 지식(gnosis)이 있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교회 안팎에서 크게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지식이란 이성을 통한 깨우침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서 비밀리에 받은 특별계시를 말하고, 그 내용은 어떻게 이 물질세계가 창조되었으며 어떻게 해야 구원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들입니다. 영지주의 내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이렇습니다. 우선 이들은 이 세상의 창조를 “지혜”(Sophia)라는 열등한 신의 실수 또는 유산(流産)으로 설명합니다. 최고의 신은 물질과 상관없는 영적인 존재인데, 열등한 신인 지혜가 어느날 정욕에 사로잡혀 괴물을 출산하고 그 괴물이 이 물질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겁니다. 이 물질 세계에 사람도 포함되어 있지만, 사람은 육체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육체 속에 최고의 신이 몰래 집어넣은 “작은 빛”도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가 이 “작은 빛”을 지니고 있는 것을 모른 채 마치 수면상태에서와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이 때 최고의 신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회를 주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냅니다. 이 그리스도는 사람들을 잠에서 깨우고 그들에게 구원에 필요한 신비한 지식을 전해주는데, 그 내용은 이 세상이 열등한 신인 지혜(구약의 하나님)의 소산물이라는 사실과 자기를 보낸 참 하나님(신약의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육체로부터 탈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영지주의자가 되어야 구원받는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발렌티누스같은 사람은 인간을 세 종류로 구분하는데, 영적인 인간은 “충만의 세계”(pleroma)로 구원받아 올라가도록 이미 결정된 자들 곧 영지주의자들을 말하고, 혼적인 인간은 일반 기독교인들로서 영지주의자들을 통해 영적인 지식을 전달받으면 “충만의 세계” 보다 약간 못한 하늘나라로 구원받을 수 있는 자들이고, 육적인 인간은 아무리 해도 구원받을 가능성이 없는 자들을 말합니다.

물론 교회에서는 이런 사상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겠죠. 왜냐하면 성경에 이런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은 육체를 악한 것으로 보고 구원을 육체로부터 탈출하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그것은 기독교 신앙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지주의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육체는 진짜가 아닙니다. 어떻게 참 하나님이 보낸 그리스도가 악한 육체를 입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의 육체는 일종의 허깨비에 불과한 것이죠. 또 이들은 결혼생활을 악한 것으로 봅니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는 것은 물질세계를 창조한 악한 신에게 협조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지요. 또한 이들은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을 구분하는데, 이것도 성경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주장하는 숙명론도, 즉 영적인 사람은 무조건 구원받고 육적인 사람은 무조건 구원받지 못한다는 주장도, 하나님은 모든 믿는 사람에게 구원을 주신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2) 영지주의의 영향을 깊이 받았으면서도 영지주의에서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 문제를 만들어낸 사람은 마르시온이었습니다. 마르시온은 영지주의의 이원론(영과 육을 극단적으로 구분하여 영은 선이고 육은 악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을 그대로 따랐지만, 영지주의에서 주장하는 그리스도의 비밀계시 대신 성경을 통한 공개계시를 믿었습니다. 즉 영지주의자들에게서부터 비밀계시를 전수받아야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주신 복음을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경이 이단사상에 물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대교적 이단사상이 성경 전체에 침투해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르시온은 자기 맘대로 성경의 여러 책들을 선별하여 자체 성경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성경을 확정한 최초의 시도였고, 정통 교회에서는 이런 잘못된 작업을 금지시키기 위해 부랴부랴 성경을 확정했답니다.) 우선 구약은 열등한 신이 이스라엘에게 준 것이니까 모두 없애버리고, 복음서 중 구약의 요소가 가장 적은 누가복음만을 체택하고 (누가복음에서도 구약의 예언을 인용한 부분을 모두 삭제한 후에), 그리고 엄격한 율법 대신 사랑과 믿음을 강조한 바울의 글들을 체택하여 자체 성경을 만들었습니다.

3) 영지주의와 마르시온주의가 영적인 것에 치중하는 헬라적인 이단이라면 에비온주의는 육적인 것에 치중하는 유대교적인 이단입니다. 이미 사도행전에 헬라파와 유대파의 갈등이 기록되어 있지만, 에비온주의자들은 기독교인이 되려면 먼저 유대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헬라파 기독교인들을 비판했습니다. 어쨋든 예수는 기독교의 창시자이기 이전에 유대교인이었고, 그분 스스로도 말씀하셨듯이 율법을 없애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율법을 완성하시기 위해 오셨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먼저 유대인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예수님이 원래부터 하나님이 아니고 단지 위대한 선지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동정녀 탄생을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예수가 요셉의 아들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면 이들이 예수님의 신성을 믿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너무나 완벽하게 율법을 잘 지켜서 하나님이 그를 중간에 (세례를 받을 때) 메시야로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에비온주의자들은 예수를 율법의 완성자로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가장 싫어한 사람은 믿음을 강조한 바울이었고, 이들이 애용했던 성경은 가장 유대적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마태복음이었습니다.

4) 2세기 말 소아시아를 거점으로 아프리카의 카르타고까지 번져간 과격한 성령운동/예언운동이 있었는데 그것이 몬타누스주의입니다. 몬타누스는 소아시아 프리지아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성령이 자기를 통해 직접 말씀하신다고 하면서 이제부터 성령의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보통 과격 성령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재림에 심취하게 되고 예수님이 재림할 날짜를 계산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데, 몬타누스도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새 예루살렘이 내려 올테니 짐싸들고 프리기아의 페푸자라는 동네로 가자고 예언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예언에 따라 그곳으로 이사했고 새 예루살렘을 준비하는 자세로 철저한 금욕주의를 실시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재림은 일어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환멸을 느꼈지만, 몬타누스의 열광적인 성령운동은 그곳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 이단사상들에 대응하기 위해 교회는 여러 가지 방법들 중 대표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첫째로 교회는 사도적 전통 혹은 공개적 전통을 주장하면서 신앙의 다양성을 수용하였습니다. 진리는 어느 한 사도에게 비밀리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사도 전체에게 공개적으로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영지주의자들은 자기들에게만 전해진 비밀계시를 주장하고, 마르시온주의자들은 바울만을 고집하고, 에비온주의자들은 유대 전통만을 강조하고, 몬타누스주의자들은 성령의 직접 계시만을 믿지만, 정통교회는 진리는 그런 식으로 어느 한 사도에게 혹은 한 무리에게 비밀리에 전해진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통해, 성경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해졌다고 선포했습니다. 둘째로 교회는 이단에 대응하기 위해 정경화 작업(canonization)을 시도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성경을 확정한 마르시온 덕분에 정통 교회는 정경화 작업을 서두르게 되었고 그 결과 구약과 4복음서와 바울서신과 공동서신을 모아서 정통교회의 성경을 만들었습니다. 셋째로 교회는 신경(symbol or creed)을 만들어서 이단에 대항하였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형태의 사도신경은 6세기경에 만들어졌지만, 그 중심 뼈대는 그보다 훨씬 전에 확정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4세기에 로마교회에서는 Roman Symbol로 알려진 신경을 사용하였는데, 두세 구절을 제외한 전체가 이미 2세기의 Irenaeus에게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creed라는 단어 대신 symbol이란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symbol은 원래 군대에서 사용하는 암호를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내편인지 적군인지 구별하기 위해 암호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단인지 정통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교인들에게 신경을 암송할 것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현재 우리 주변에 활동하는 이단들은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있던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모든 이단적 요소들은 이미 교회 안에 존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위에서 본 4가지 이단적 요소들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영지주의자들같이 “알아야” 구원받는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마르시온주의자들같이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에비온주의자들같이 “똑바로 살아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몬타누스주의자들같이 “성령체험”을 하고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해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합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믿고 있는 것만 옳고 다른 것은 틀리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단에 빠지게 됩니다. 여러 가지 신앙의 요소를 조화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한 가지에만 치중하려 한다면 그것은 이단으로 가는 지름길이 됩니다. 이단(異端)이 무엇입니까? 잘 나가다가 한쪽 끝으로 이상하게 빠지는 것이 이단이 아닙니까? 여러 신앙의 행태를 조화하지 못하고 한쪽 끝으로 빠지게 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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