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45세의 아프리카
아프리카에 있어서의 평균 예상 수명은 50세 이하이다. 특히 우리 팀이 사역한 탄자니아의 코메(KOME)섬에 사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그보다 더 낮은 45세로 할아버지 할머니 구경하기가 힘들다.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실제적으로 치료되고 회복될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무지와 게으름으로 인해 대책없이 사망하고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본다.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남자 77세(여자는 80세)임을 고려한다면 그 절반 밖에 못 사는 셈이다. 의료시설이랄 수도 없는 시설은 빈약하기 그지 없으며 비록 보건소 같은 의료시설이 있다할 지라도 그걸로 그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기란 도무지 역부족이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20만명 당 한 사람의 의사가 있다면 과연 곧이 믿을 수가 있을까? 거기에다 의료 부정까지 우리의 눈 앞에서 저질러지고 있음에 아예 할 말을 잃고 만다. 먹을 것은 풍부했다. 섬 전체가 바나나 밭이었고 파파야, 망고며 야생 고구마며 또 배 타고 나가기만 하면 잡히는 것은 생선 천지여서 적어도 이 곳 섬에서의 기아와 아사란 해당치 않는 말이다. 첨단과학과 초고속 문화를 즐기는 요즘 세상에 전기나 수도나 전화며 자동차 없이 원시적인 생활방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저변에 이런 자급자족의 속 답답한 느긋함을 엿보게 한다. 자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모순을 발견한다. 도로 건설이나 농촌개발에 대한 계획은 없는 듯 하였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4~50년 전으로 되돌아 간 듯한, 아직도 원시의 모습을 간직한 이 곳에서 '예수= 나의 주'에 대한 고백이 넘쳐남을 보고 우리는 당황하기도 하다가 흥분한다. 우리가 다 잠들고 있는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 분명 땅 끝 어디엔가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의손길이 잊지않고 닿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 하시고 일하시는하나님이심이 분명하였다.
미신과 우상을 끊고 점점 그들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고정
분명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는데 그러나 그들의 삶 속에서 거룩으로 구별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섬 전체가 유흥과 쾌락과 나태로 들뜬 듯 하였다. 밤 늦게까지 새벽이 맞도록 술집에서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자들은 간밤에 마신 술로 인해 대낮에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아무데서나 누워 잤고, 여인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물에 손을 담갔다.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이가 아이를 돌보고 물을 길었다. 자기들끼리 흙하고 놀았다. 태어나면서 부터 물 긷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었을까? 집집마다 물통들이 넘쳐나고 물 긷는 일이 힘들어도 펌프를 박고 우물을 파고 집에까지 쉽게 물을 끌어대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다. 집 밖으로 나가면 온통 물이 거기 있었다. 당연히 물은 길어서 먹는 것이며 그런 일은 당연히 아이들과 여인들의 일 쯤으로 여기는 듯 했다. 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패턴을 정상적으로 돌려 놓기란 아마 포기해야 하는 일인듯 하다. 그나마 교회 지도자들의 성화된 삶의 방식으로 말미암아 섬 전체에 파고드는 미신과 우상 숭배에 대한 맹목을 끊고 점점 그들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고정시킬 수가 있음은 매우 희망적인 일이다.
가난한 사람들-바로 예수님이 평생 섬기며 사랑했던 사람들
많이 갖고도 오히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 땅바닥에서 자고 나무로 불을 피우는 마치 화전민 같은 생활방식으로 그 한 날의 양식이면 족한 사람들.
태어나면서 AIDS 환자가 되고 45세 이전에 죽는 사람들. 더 심하게 말하면 섬 전체가 매춘의 공공연한 장소가 되어 결국은 미혼모가 되거나 에이즈의 희생이 되는 사람들. AIDS보다도 말라리아가 더 무섭다는 사람들. 뽈룩한 회충배를 안고서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는 아이들. 병이 있어도 약이 없어 무기력하게 죽어가는 사람들. 가정의 따뜻함이란 모르고 사랑을 주기도 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들. 인간적인 고상함이나 존귀함을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
바로 이러한 사람들을 예수님은 평생 섬기며 사랑하였는데 우리가 이 먼 곳까지 힘들게 복음을 들고 전하러 왔다면 우리의 접근 방식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하여야 실제적인 복음 전도와 선교의 열매들을 아름답게 맺을 것인가? 주어도 주어도 손 내미는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야흐로 선교의 잘 짜여진 전략과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나누어주기 식의 선교가 아닌 몸의 선교가 되어야
우리가 사역을 끝마치고 나서 깨달은 것은- 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어려서부터 정규적인 교육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과 교회 지도자들을 지속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방문의 선교가 아니라 그들의 실질적인 삶 속으로 들어가 계속해서 함께 하는 상황적 선교이어야 한다는 것과, 말씀만의 선교와 나누어주기 식의 선교가 아닌 함께 먹고 자며 몸의 선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지금이 또 다시 시작이다.
말씀만의 선교는 일회성의 강의실 선교가 되기 쉽다. 이제는 몸의 선교가 되어야 한다.
저들이 실제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며 또한 예수님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
들을 알고 돌아온 이번의 선교만으로도 우리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잘 준비되고
철저히 계획된 선교전략만이 풍성한 열매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유하고 안일한 자리를 떠나 가난한 자리를 찾을 때 은혜가 있고 깨달음이 있다. 여기서 얼마나 멀리 가느냐의 거리보다는 갔다 온 후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주는 물질의 분량보다는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선교적 삶은 옛사람을 버려야 하는 고난의 값을 치러야 하며, 새사람을 입고 날마다 말씀 앞에서 죽는 십자가의 대속적 고난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2005년 아프리카 선교 일정이 다시 잡혀 있다.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의 마음은 어느새 빅토리아 호수 위를 건너고 있다. 그들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그 사이에 하나님은 또 얼마나 저들의 삶과 마음을 변화시키셨으며,ㅡ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놓으셨을까?
그렇다. 때를 위하여 낮은 모습을 택하여 사는 삶은 아름답다. 선교는 선택이 아니다. 선교는 주님의 지상명령이다. 누가 우리의 진정한 이웃인가? 아프리카의 영혼들이 우리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아프리카를 주님께 돌려드려야 한다. 바로 지금이 또 다시 시작이다. 철저히 준비하고 배우라! 가라! 전하라!
그대는 보았는가 ?
처음에 멀리서 그 아이를 보았을 때는 한 마리 가축이겠거니 하였다. 집 안에서 키우는 동물처럼 앉아 휑한 눈만 껌뻑이며 꼼짝않던 아이. 머리에는 뇌수가 차올라서 점점 커지고, 배는 회충배로 뽈록하며 팔다리는 뼈만 남고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해 하염토록 앉아있던 아이. 그래도 노란 꽃무늬 원피스 치마는 입혔네 하던 겨우 여자 어린 아이.
그 아이에게는 시선이 없었다.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만 우리에게 비쳐질 뿐이었다.
복음을 들려줄 수도 없고 구원의 확신을 시킬 수도 없이 그렇게 마냥 앉아서 소망을 버린 채 죽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사진 한 장 얼른 찍고는 고개를 돌려 애써 눈물을 참았다.
이 아이의 원망어린 눈망울 속에, 그 안에 함께 울고 계신 예수님을 보았기 때문이다.
네가 이 아이를 위하여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
너의 가진 모든 것으로 이 아이를 살려낼 수 있지 않느냐?
주님이 물으셔도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줄 수도 없는 채 당장 대답할 수가 없었다.
우리와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고 축복받으며 태어났건만, 하나님이 바라보시며 very good~ 참 흡족해 하셨건만 이 아이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누구의 죄 때문인가? 누구의 불순종 때문인가?
아무런 저항이나 발작도 없이 저렇게 앉은 채로 죽어가는 아이의 눈을 그대는 보았는가 ?
부탁이 있다. 내가 이 아이를 보았다는 것을 제발 비밀로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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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누가 우리의 진정한 이웃인가?
15. BA TWA(피그미) 선교지에서 온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