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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인이 되신 목사님 천국 가시는 길을 자랑스럽게 보내고자 이글을 씁니다.
2년전에 우리 부부는 교회의 어려움을 겪고 새로운 교회를 찾아야만 했다. 신앙적으로마음고생을 한 우리부부는 더 이상의 시련은 피하고 싶은 생각에 크고 안정된 교회를 가고 싶었다. 우리의 비슷한 연령층과의 친교와 아이들의 교우관계도 생각해서 였다. 아마도 이 문제로 인해 작은 교회들이 성장하기 힘든점일게다.
그러나 우리의 인간적인 생각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의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역사하셨고 성도들이 거의 다 나가게 되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는 노엘 장로교회로 이끌어 주셨다.
노엘장로 교회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목사님이 고집이 세시고 성격이 강하신것으로 몇번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우리 부부에게는 남들이 흉보는 그점이 오히려 마음이 끌렸다. 왜냐하면 따뜻하고 온유하게 성도들의 마음을 감싸주시는 목사님들은 너무도 많지만 고집세게 하나님 편에 서서 말씀을 똑바로 끌어주시는 목사님을 갈망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회의를 했다. 우리 부부만 좋아도 안되고 아이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했다. 쉬운일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한참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재미를 느끼고 영적으로 이끌어줄 교육 시스템을 갖춘 교회가 절실한 중 고등학생 두자녀 때문이었다.
"정인아! 저멀리 험한곳에서도 선교를 하는데 네가 그곳에 있으면서 앞으로 새 친구들을 맞이 해주면 어떻겠니?"
부탁 반 설득 반 으로 하자 딸은 대뜸 'OK'를 하는거였다. 중학생인 아들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이 따르기로 했다.
처음 찾아 간 노엘 장로 교회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쓸쓸했다. 넓은 예배당 긴 의자 사이에 듬성듬성 앉은 성도들과 어느 장로님의 장모님이 돌아가셔서 검은 옷을 입은 몇몇 유가족들은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그 와중에 목사님은 선교중이라 안계셨다.
어려운 진통을 겪고 난 후 새로운 신자라서 교회 성도들은 따뜻하게 반겼고 성도들간의 사랑이 넘쳐나며 우리 부부가 출석한후 새로운 가정의 등록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교회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교회는 봉사를 하러 가야 하고 하나님께 받은 사랑은 나눠주고 주위의 소외된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성도를 돌봐주며 마음이 외롭게 된 자를 서로 감싸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고 목사님은 늘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으로 주위를 찾아보니 할일이 많았다. 여자 혼자 힘들게 살아가는 집사님, 늘 그늘진 외로운 노인들, 경제난에 힘겨운 가정, 멀리 선교에 힘쓰시는것도 중요하지만 내 교회 안에 성도 돌보는 일도 우선순위로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돌보는 동안 교회는 점차 아름답고, 정말 살맛나는 교회로 부흥해 가는 중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목회 활동을 하시며 많은 어려움과 스트레스로 낙심과 고독등 힘든시기를 이기시고 겨우 웃음을 찾으시고 선교의 의욕에 넘친것도 잠시, 그만 암 선고를 받으셨다. 청천벽력같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나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우리 성도들은 새벽기도와 금식을 하며 목사님의 암으로 부터의 깨끗한 치유를 간구했고 목사님은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며 주의 종답게 평온하고 대범하게 설교 하셨다.
우리 부부가 오기전 어떤 문제로 많은 성도들이 떠나게 됐는지는 내가 겪지 않아 뭐라 말을 할수 없지만 2년동안 옆에서 지켜본 목사님은 너무나 훌륭하셨다. 듣던대로 완강한 고집쟁이셨다. 옳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가셨다. 우리는 미국 교회를 빌리는 입장이라 제한된 시간속에서 금요일이면 7:00 성가연습, 8:00 에 성경공부로 사용했다. 늘 말씀이 토대가 되어 찬양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시며, 1시간 연습만으로는 부족한 성가대 연습시간을 꼭 8:00 까지는 끝내고 성경공부에 참석하기를 원하셨다.
웬만한 목사님이시라면 성가대원들이 계속 원하면 연습에 충실한 것도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는 것이라며 허락했을 법도 한데 성경공부시간을 엄수하라고 고집을 내세우시는 그 모습이 내겐 너무나 멋져 보였다. 그래서 성가대원들은 하는수 없이 성경공부에 들어가고 그를 통해 진지한 토론도 하게 되고 말씀을 음미하며 귀한 은혜의 시간도 보냈다. 또한 찬양팀을 성가대원으로 영입해 함께 파트별로 잘해볼 계획을 가졌으나 목사님은 반대하셨다.
그 당시 도저히 이해도 안되고 목사님을 원망도 했다. '잘해 보려고 하는 봉사를 왜 그러실까?' 목사님의 생각은 그들이 예배를 온전히 누리기를 원하신다고 하셨다. 성가대와 찬양팀 양쪽을 다 봉사하게 되면, 본인들은 욕심에 어느 한쪽도 은혜를 못 누린다고 하셨다.
사람들에게 드러내려는 수준높은 찬양보다 은혜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찬양이 되기를 바랬던 목사님이셨고 성가대 리더를 맡았던 나는 목사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훌륭한 성가대 보다 예배에 더 충실하기를 주장하시는 목사님의 뜻에 나는 훌륭하고 멋드러지게만 부르려고 했던 짧은 내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목사님은 옳다고 생각하시면 성도들이 다 원해도 절대 굽히지 않으셨다. 그때마다 목사님만 양보하시면 모든게 다 평화적인데 왜 그러실가? 시간이 지남에 그 고집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말씀 중심에 서서 행하심을 알게 되었다.
주일을 어길때, 주일날 돈을 쓰는 일은 이성훈 목사님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점이 초신자들이나 보통 성도에게 넘어서기 힘든 문제였다. 고지식하고 구식인 이 목사님에게 조금은 불평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가족이 주일예배에 대한 굉장한 중요성과 우리의 삶에 우선순위가 하나님이 되어감에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주일에 운전하다 개스를 넣으려고 하면 아이들이 "엄마 오늘 주일이에요" 라고 말리는 것이 아닌가?.
온전한 주일을 위해 토요일에 다 준비하게 되고 여행도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로 일정을 잡는 우리로 이끌어 주신 목사님을 가슴에 다시 한번 새겨본다.
전도로 예수님의 제자삼아 세상을 품는 생명공동체가 되기를 소원하셨고 ?내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을 바꾸어 순종하자? 라고 외치시던 목사님! 그 어려움을 겪고 교회가 다시 부흥의 물결로 점차 무르익는것과 맞춰 목사님의 암은 점차 악화 되었다. 그러나 목사님은 죽음을 앞두고서도 너무나 태연하고 담대하게 우리의 성도들을 위로 하시며 수술로 상처난 목을 부여잡고 고통속에서도 피를 토하듯 설교 말씀을 하셨다. 동맥이 터져 병원에 입원하시기 바로 전 주일까지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하나라도 더 먹이시려는 마음으로 안감힘을 다하는 목사님의 모습에 또한번 감동하지 않을수 없었다. 극구 설교를 말렸지만 죽음이 가까이 오니 성도들이 이젠 배로 낳은 자식으로 느껴져 밥을 먹이는 심정으로 말씀을 전하신다고 하신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우리 부부는 이 핑계 저 핑계로 새벽기도를 충실히 못했다. 어쩌다 나가게 되도 영주권없이 사는 신분적 불안함은 이루 말할수 없어 영주권 해결이 우리에겐 늘 우선 순위의 기도 제목이였다. 그러나 동맥이 터져 중환자실에서 수술을 받고 누워계신 목사님께서 3-4주밖에 못사신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 부부는 3주간 매일 새벽 기도를 작정했다.
기적이 일어나게 해달라. 만일 하나님 뜻이 불러가신다면 고통없이 하늘나라로 가게 해달라는 기도로 단 1초도 나의 개인적인 기도는 하지 않고 오직 목사님만을 위해서 북받치는 울음을 터뜨리며 갈구 했다.
내 평생 처음으로 며칠동안이나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만을 위해서 기도한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목사님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문병온 동료 목사님들의 찬송을 들으며 가족 모두가 함께 자리한 가운데 예배도중 평안히 고통없이 숨을 거두셨다.
목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그날 동시에 우리는 캄캄 무소식이 었던 영주권이 기적처럼 우편으로 배달되었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목사님이 마지막 길에 내게 내려주신 선물이라 생각된다.
나는 이 모든 하나님의 섭리에 한참을 멍하게 넋을 잃었다. 노엘 장로교회의 주차장에 주차할때면 금방이라도 웃으시면서 목사님께서 걸어오실 것만 같고 항상 앉으시는 그 앞 자리에서 뒤를 돌아보시며 성도들에게 손을 흔드실것만 같아 와락 울음이 터져 나왔다. 갈릴리 마을을 너무나 은혜스럽게 부르셨던 목사님. 그 훌륭하시고 지조 있으신 그분은 우리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것이다. 암으로 고통없는 그곳에서 노엘 가족들을 바라 보며 하얀 손을 흔드시며 웃으시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그려진다.
천국으로 가신 목사님의 믿음의 발자취와 선한 뜻을 받들어 이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주님의 택한 백성으로 부지런히 섬기며 살아갈것을 다짐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33)
204. 피스메이커 세미나를 다녀와서
202. 또한 이런 생각도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