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누군가 말했는데, 과연 아프리카는 넓고 할 일이 많은 곳임을 알게 된 여름이었다. 르완다, 콩고, 우간다, 탄자니아를 거쳐 케냐까지 40일간 다섯 나라를 월드미션 프론티어 단기 선교 팀에 합류하여 다녀왔다. 김 평육 선교사가 13년 동안 젊음을 불사르며 뿌려놓은 복음의 씨앗들이 황토 빛 흙 속에서 자라 오르고 있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한마디로 이제 출렁이고 있었다.
종족과 종족간의 무자비하고 처참한 싸움을 비롯하여 정치적 외교적 싸움이 난무했던 피비린내 났던, 아니 지금도 한쪽에선 여전히 내전이 일고 있는 그 곳이지만 이제는 조용히 부흥의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을 보고 왔다. 검은 얼굴의 반짝이는 눈동자 속에 밝은 내일의 꿈을 꾸는 아이들의 천진하고 힘있는 미래를 본 것이다.
하얀 이가 드러나도록 활짝 웃으며 손 내밀고 다가오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조금만' 힘이 더 되어 준다면 일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복음을 빨아들이듯이 받아들이는 그 아름다운 모습이라니. 어디 비단 아이들뿐만 이었겠는가. 4시간에 걸친 주일 대예배를 혼신을 다해 경배와 찬양을 하고 말씀을 받는 그들 모두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의 역할로 갖가지의 단체들이 세계의 곳곳으로 장기, 단기선교를 간다. 하나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전도를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넓힌다. 월드미션 프론티어도 그 중의 하나의 선교 단체다. 지금까지 13년간 특별히 중앙 아프리카의 나라를 중심으로 현지인 신학생 양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 열어 주기, 재봉틀의 보급으로 전쟁미망인들의 생활기반 마련, 길거리 고아들을 모아다가 교육을 시키고 보호하는 고아원사업, 일일이 손으로 토기를 만들어 팔아 살아가는 피그미족에게 토기제작용 물레 마련해 주기, 성경보급,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한 염소 사주기, 말라리아와 에이즈로부터의 보호 대책 강구 그리고 현지인 교역자와 지도자를 위한 세미나 및 아버지 학교 어머니학교를 통한 삶의 계몽, 그리고 종족간의 분쟁으로 남아 있는 그들의 미움을 다스리고 용서할 수 있는 피스 메이커 운동에서 사회지도자를 위한 새마을 운동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여 세미나를 열었고 그들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이 뜨겁게 만날 수 있었던 한국- 아프리카의 대 문화 선교대회였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로부터 단기 선교를 지원한 단원들이 처음 모인 곳이 르완다의 키갈리 선교센터였다. 워낙에 현지인 양성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신 김 선교사님 덕택에 사랑과 신뢰로 양육되어진 그곳의 현지인 목사님과 신학생들의 도움을 곧바로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사역을 할 마을은 물론 교회나 학교는 이미 그들에 의해 스케쥴이 다 잡혀 있었기에 우리 단기 선교팀은 이틀 동안의 쉼과 사역준비를 마친 뒤 5명의 ＶＢＳ(여름성경학교)팀과 2명씩의 세미나 팀, 그리고 현지인 신학생 2명씩이 합류된 한 마을 사역 팀이 구성되어 구석구석의 마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오전에 3시간 유치원, 오후에 3시간 초등학교,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저녁에 또 지역교회. 그들이 우리를 원하고 기다리는 열망은 우리의 피곤이 핑계가 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었다. 포장도 안된 덜커덩거리는 도로를 달리며 산골로 시골로, 그리고 배를 몇 시간씩 타고야 들어가는 섬 마을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원하는 곳엔 무조건 갔다. 전기가 없고 물이 없는 곳에 모기와 물 것들은 유난히도 많았지만 밤하늘에서 쏟아져 내릴 듯이 반짝이는 별들 또한 수없이 많고 맑은, 그야말로 하나님이 지으신 천연의 세계가 인간이라는 또 다른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30명이 모인 교회에서의 열강이 있는가 하면 600명이 모인 집회도 있고, 가까운 곳에서 온 이가 있는가 하면 3시간을 걸어서 온 이도 있었다. 말씀을 가슴으로 받고 찬양을 온 몸으로 토해내는 이들 앞에서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선교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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