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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흥회 때 한국에서 오신 목사님께서 설교 도중 하신 얘기다.
4.5는 5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끼며 살았다고 한다.
0.5라는 작은 차이로 인해 5는 영원히 거대한 존재였다. 5라는 거인과 같은 존재 앞에서 4.5는 도대체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었다.
뭘 하든지 자신보다 더 크고 힘이 센 5에게 기가 죽어 5가 하자는 대로,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4.5가 5에게 반기를 들었다. 평상시와는 너무 다른 4.5의 당당함에 5는 당황했다. 예전의 주눅 든 4.5가 아니었다.
무슨 말을 해도 흔들림이 없는 4.5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4.5의 변화된 모습도 모습이지만, 5는 간밤에 일어난 일에 궁금증이 생겼다.
4.5를 따라 다니며 애걸을 했다. 무슨 일이냐고. 튕기던 4.5가 주저 주저 하면서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 점 뺐어!”
설교 도중에 들었을 때는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듣고 보니 참 간단 명료한 얘기이다. 중간에 있는 점 하나만 제거하니 4.5는 45가 되었고 또 자신감을 가지고 5를 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차를 몰며 집으로 오는 내 마음은 웃음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내 삶도 자신감, 때론 자존감조차 열등감이라는 까만 점에 억눌려 4.5의 비애를 한 두 번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살 때는 평범한 가문, 평범한 학벌, 평범한 외모가 나를 평범 이하의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그런데 미국 땅에 오면서부터 열등감이라는 까만 점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어를 거의 10여 년 가까이 가르쳤다.
미국에 오고 며칠 되지 않아 비자 문제로 남편이 공부하던 풀러 신학교의 한 사무실을 찾는데 대체 이층으로 올라갈 계단이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배회하던 나를 보았는지 사무실에 있던 한 사람이 나와서 내려다 보며 내게 물었다.“How come you’re here?” (어떻게 왔어요?) 뜬금 없이 왜 이런 것을 물어볼까 하는 의구심과 동시에 엉겁결에 “By car”라고 대답 하고 말았다.
차라리 “May I help you?”라고 물어주었더라면 대답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때 이후부터 난 ‘전공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제일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영어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살았던 풀러 기숙사에 부부가 다 같이 공부하는 목사님 내외 분이 계셨다.
내게는 그것이 너무도 부러웠다. 하나님께서 공부를 허락하신다는 그 자체가 하나님께서 그 가정을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아 질투가 나면서 내게는 열등감으로 자리 매김을 했다.
또 기숙사 사모님들끼리 일 주일에 한 번씩 모여 교제도 하며 기도를 하곤 했는데 그 분들의 뜨거운 기도의 농도와 다양한 은사들 앞에서 내 점은 점점 커져갔다.
일 주일이 지나고 나서 응답 받은 기도의 제목들을 나눌 때도 다른 분들의 기도는 어쩜 그렇게 시원스럽게 속달로 하나님께 전달이 되는지, 점의 크기뿐만 아니라 색깔조차 더 짙어져 갔다.
모일 때마다 한 가지씩 들고 오는 음식들도 얼마나 맛깔스럽고 독특한지 다이어트 하겠다고 결심한 마음을 지켜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러니 나는 4.5의 연민과 비애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얼굴에 있는 점이라면 레이저 수술로 간단히 제거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마음에 자리 잡은 점은 어떻게 빼야 할까?
4.5와 같은 고민을 두고 처음에 불평을 많이 했다. 나의 자책 어린 불평을 남편은 격려와 칭찬의 말로 감싸주었다.
그리고 난 기도라는 레이저를 통해 나의 부족한 부분들과 씨름을 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누군가 내게 “어떻게 점을 빼셨어요?”라고 묻는다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늘 가까이에서 대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칭찬과 격려의 말, 그리고 내 삶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그릇은 많은 것을 갖춘 금그릇도 은그릇도 아닌, 부족한 질그릇이라 할지라도 깨끗하게 준비된 그릇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내 몸의 다른 부분에서 까만 점들이 자리 잡으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따뜻한 칭찬 한 마디, 감사의 말, 그리고 질그릇의 법칙으로 그 점들을 녹여나간다.
208. “Ride 하는 엄마와 Guide 하는 엄마”
206. 주여, 제발 책 없는 집에서 살 수 없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