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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23 07:35:31 조회 : 1952 | |||||||
한혜숙 사모.jpg) | |||||||
| 똑,똑 . . .” 문을 두드린 지 한 참 후에 빼꼼히 열고 내다 보는 얼굴은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액센트 섞인 한국말로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요’라고 한다. 그냥 가라는 뜻인지 기다리라는 뜻인지를 몰라 어정쩡하게 문 앞에 서 있었다. 내 얼굴과 몸은 파사테나의 100도를 넘나드는 여름 햇살의 열기로 인해 이미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남편이 풀러 신학교에서 공부할 때였다. 우리가 부교역자로 섬기던 교회에 중국에서 목사님 가정이조선족 3세이신데 한국말을 아주 유창하게 하셨다. 미국에 사는 우리의 2세 자녀들이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을 보면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겼다 새로 오셨다고 했다. 그 목사님도 풀러에 공부하러 오셨기 때문에 우리가 살던 기숙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 아파트에 살게 되셨다. 그래서 그 목사님 가정이 차를 살 때까지 우리 가정이 라이드를 해 드리기로 했다. 그 때만 해도`우리 집의 막내 아들이 채 2살이 되기 전이었나 해서 자기 앞가림을 잘 못하고 내 손이 많이 가는 시기였다. 남편이 아침 일찍 교회로 먼저 가면, 하루 종일 교회에서 지낼 만반의 준비를 해서 나는 아이들과 좀 늦게 출발했다. 주일 날 교회를 가려면 우유 가방, 기저기 가방, 옷 가방, 간식 가방, 담요 등등 혼자서 이것 저것 챙겨서 한 손에 아들 녀석을 매달아 이 층 아파트에서 아파트를 가로 질러 공동 차고까지 가노라면 등줄기에 땀이 쫙 흐르며, 시동을 켤 때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어 심호흡을 좀 고르고 나서 출발하곤 했다. 그러다 보면 늘 예배 시간에 쫓기기 십상인데, 사모님과 아이를 데리러 갔더니 막 전쟁을 치른 듯한 나의 열기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매사가 심드렁하게 들어오라는 말도 없이 나를 밖에 세워두시는 것이다. ‘아니, 그럼, 전화라도 미리 좀 해 주신든가요…’ 순간 내 마음 속에서 원망의 목소리가 먼저 지나갔다. 그렇게 우리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나의 속 좁은 원망에서 시작된 만남은 사모님 가정이 중국의 부흥을 위해 미국에서 잠시 훈련 시키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좀 길게 바꾸어 주시면 어떨까 떼를 쓸 정도로 헤어지기 싫은 관계가 되었다. 그날 나는 예배에 지각을 했지만, 사모님과 사모님의 딸 정아를 데리고 교회를 가서 예배를 드리고 왔다. 사모님은 아마 카펫 때문이었는지 심한 피부 알레르기로 벌써 며칠째 고생하며 잠을 못 잔 상태였고, 아파트 문만 열면 곧바로 차들이 쌩쌩거리고, 약간만 힘을 줘도 창문이 턱없이 열리는 허술한 주변 환경에 불안해서 아파트 빗장을 꼭꼭 잠그고서도 밤, 낮으로 불안해 하셨다. 북경과는 사뭇 다른 미국 생활에 특히 누구나 겪는 병원 문턱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고, 달러 앞에 맥 못쓰는 중국 돈으로 인해 6개월이 넘도록 차를 살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목사님 가정과 우리 가정은 하루 삶 속에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눈물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고, 기도를 나누면서 하나님이 맺어 주신 코이노이아(가족애)를 실감했다. 내가 등록금이 없어서 등록을 못하고 한 학기 휴학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실망하고 있을 때, 자신의 아파트 렌트비 내실 돈을 내게 선뜩 주시겠다고 하셨다. 인디안 섬머의 작열하는 더위를 이층 아파트에서 견디며, 냉동고에 얼린 얼음이 유일한 간식일 때, COSTCO 에서 구입한 음식은 자신의 세 식구가 먹기에는 음식 양이 너무 많다며 우유랑 빵이랑 억지로 우리 집 냉장고에 채워 주셨다. 내가 학기말 페이퍼나 프로젝트로 동동거리며 아들 녀석에게 비데오를 틀어주고, 아들이 시끄럽게 굴면 구박 주는 것을 보다 못해, 한창 말썽 피우는 어린 우리 아들을 수시로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가 봐주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아차 싶어서 저녁 때쯤 데리러 가면 내 저녁까지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게다가 친정 엄마처럼 남편 식사까지 그릇 그릇에 담아서 내 손에 들려서 보내곤 했다.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나에게 “내 몫까지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이 다음에 잘 되면 나 모른 척 하지 말아요” 하며 나의 의기소침에 생기까지 부어 주었다. 상담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모님의 소망과 달리 사모님은 둘 째 아들을 출산하셨고, 목사님의 공부가 마쳐지면서 하나님은 중국 복음화를 위해 목사님 가정을 다시 북경으로 부르셨다.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을 내게 붙여 주셔서 힘들고 어려운 유학 생활에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미국 생활을 통틀어 내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사모님과의 만남을 나는 하나님께 감사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기쁠 때 그 기쁨을 나눌 수 있고, 내가 큰 소리 내어 울 때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붙여 주셔서 위로 해 주심을 감사 드린다. 그리하여 나도 내 옆의 사람이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주고, 울 때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몇 달 전이였다. 전화를 받았더니, 중국에 계셔야 할 사모님이 지금 LA에 있다는 것이다. 너무 반갑고 놀라서 웬 일이냐고 했더니, 나보고 짐작 해보라는 것이다. ‘와, 사모님, 드디어 하나님께서 사모님 공부 길을 여셨군요!’ “그게, 아니구요, 세 째를 낳으려고 왔어요.” 수줍은 웃음을 지으셨다. 자녀의 수가 법적으로 제한 되어 있는 중국에서 생명의 주인 되신 그 분께 순종하기 위해 두 살 된 마이클만 데리고 우선 혼자 미국에 오셨다는 것이다. 순종의 길은 참으로 멀고 험하다. 그러나 너무나 오래간만에 오신 사모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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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7. “페르가모vs 에스콰이어 그리고 내려놓기” | |||||||
 215. “잃어버린 귀걸이 한 짝을 찾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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