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프론티어

누구를 믿는다는 것은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1997년, 하바드 대학에서 열린 세계 뇌 과학자들의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사람의 뇌는 지식에 관련된 정보와, 믿음에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수학 문제가 틀리면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정 할 수 있는 반면, 종교적인 믿음의 지식이 들어 오면 판단 없이 저장하여 나중에 수정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식 시스템끼리 부딛치면 토론이 가능하지만 믿음 시스템끼리 부딛치면 전쟁까지 갈 수 있는 이유가 우리 뇌 속에서 처리하는 방식과 저장하는 부위가 틀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은 저수지 물처럼 다른 곳에서 흘러 들어와 고이는 반면에 믿음은 샘물처럼 자체적으로 솟아 나서 고인다고 하였다.

우리의 마음 속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신앙의 샘물이 솟아 나와 복음의 지식과 함께 숙성되어 가는 것이리라 생각되면서, 손녀딸 제나가 2년 전 크리스마스 무렵 하나님께 쓴 편지가 생각 났다.

제나는 그때 일곱살이었고 산디아고에서 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방학을 할머니집에서 보내려고 찾아 온 제나와 함께 크리스마스 쿡키를 구우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예수님과 하나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되었다.

제나는 크리스마스가 예수님의 생일인 것도 알고있었고, 십자가에 못 밖혀 죽으시고 부활하여 지금은 하늘에서 살고 있다는 것 까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하나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일곱살 아이가 알아 들을 수 있는 언어를 골라 힘껏 설명을 해 주었다.

제나는 질문도 해 가면서 내가 보기에는 아주 심각하게 잘 받아 들이는 것 같아 대견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미심쩍어서, 하나님이 산타크로스하고 틀리다는 것을 설명 해 주자, 아주 분명한 표정을 지으면서, 산타에게는 장난감을 달라고 해도 되지만 하나님에게는 욕심 부리거나, 나쁜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면 않된다고 자신있게 대답하였다. 제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감성이 풍부했다. 그림을 그릴 때도 동생이 눈물을 흘리며 우는 모습이며, 각 사람의 얼굴 표정과 특징을 콕 집어 그려 놓을줄을 알았다.

나는 제나의 가슴에 하나님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한번에 너무 많은 설명을 하면 혼란이 올까 봐서, 하나님은 네가 진심으로 기도하면 그 기도가 무엇이든 들으시고 언젠가는 꼭 들어 주신다고 확신을 주었다. 쿡키가 구어지고 맛을 보고 하는 동안 나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대화를 깜박 잊고 있었다. 그런데 제나가 쿡키를 먹으면서 갑자기 물어 왔다. 하나님은 언제 나를 찾아 오나요? 나는 당황했지만 이 아이에게 가장 쉽게 이해를 시킬 수 있는 단어를 찾으면서, 하나님은 너의 마음 속에 사랑이 있을 때 찾아 오신다.

지금처럼, 네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여 보고싶어 하면, 산디아고에 있는 엄마의 가슴과 너의 가슴 속에 무지게와 같은 다리를 놓아서 너의 상상 속에서 엄마를 만나는 기쁨을 느끼게 해 주신단다.

할머니는 그래서 너와 같이 살지는 않아도 무지게 다리를 건너 밤마다 너를 만나러 가지.

또 하나님은 네가 아프거나 슬플 때면 찾아 오시어 너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시면서 위로 하신다. 하나님은 마음이 이쁜 사람에게 찾아 오시니 아마 오늘 밤 자고 있는 너를 찾아와서 안아 주시고 축복을 주실 것이라고 말 해 주었다. 그러자 제나는 잠시 생각하더니만 "하나님은 어떻게 생기셨나요, 나를 찾아 오면 내가 알아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요"

나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나와 눈 높이를 맞추면서,속으로는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면 그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만큼 특별하다고, 마치 네가 잠을 잘 때 엄마가 옆에 와서 너를 안아 주면 너는 눈을 떠서 엄마를 보지 않아도 그 손길이 엄마인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하자, 잠시 생각하더니만 나의 대답에 만족해 하는 것 같았다.

그날 밤까지 나는 또 그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잠 자기 전에 제나는 하나님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렌지 하나와 함께 식탁에 Dear God라고 시작되는 편지를 놓아 두고 잠자리에 들어 갔다. 이 편지를 나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나중에 제나가 커서 하나님의 딸로 아름답게 자라고, 믿음의 샘물이 가슴 속에서 솟아나 많은 사람들의 목마름을 가셔 주는 생수의 강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할머니인 내가 이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왜,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 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는지, 어린 아이들을 보시면서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니라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그날 밤 나는 제나의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면서 오늘 밤 예수님은 제나의 손을 잡고 무지게 다리를 건너, 하나님의 동산을 거닐고 다니시리라 생각하며 행복해 하였다.

"Dear God

하나님은 달나라에 가서 앉아 놀 때도 있나요? 하나님은 예수님과 함께 살고 계셔요?

예수님은 몇살입니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할머니집 마당에서 딴 오렌지를 함께 놓았으니 맛있게 잡수셔요.

하나님은 한국사람이 미국사람과 틀리게 생긴 것을 알고 계시나요?

나쁜 사람들을 좋은 사람으로 바꿔 놓을 수는 없을까요? 그렇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Love Jen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