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프론티어

하나님께서 지난 겨울 동안 하늘 저수지의 물고를 여시고 흡족한 비를 주셔서 절수해야 하는 부담감을 없게 하셨다.

뿐만 아니라 별도로 구름 보에 싸매두셨던 물까지도 3월의 봄비로 내려 주신다. 건조하게 지낼 여름 내내 목이 타지 않도록 넉넉하게 챙겨주신다.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전해 받는 새벽은 더욱 신선하고 눈이 부시도록 푸르르다.

특별히 오늘은 토요 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를 대청소 하는 날이다. 매 달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행하여지고 있는 교회 행사 중의 하나이다.

이런 날에는 정원수를 다듬고 파킹 장 풀들을 제거한다. 유리창의 얼룩을 닦고 먼지를 털어낸다. 주일 학교 아이들이 테이블에 칠해놓은 색연필 자국과 얼룩들을 암모니아로 지워낸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비품과 학용품 등을 정리한다. 부엌 캐비닛과 냉장고를 청소한다.

친교실 바닥도 왁스를 먹인다. 유리 바닥처럼 반짝이며 윤이 나게 한다.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도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토록 붙박이 선반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청소하는 동안, 한 쪽에서는 음식을 준비하시며 연세가 좀 있으신 권사님들의 도란 도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난다.

웃음 소리로 합창을 이루며 도마질 소리가 박자를 맞춘다. 당신들의 독특하신 솜씨를 발휘하여 창작해낸 음식 냄새로 시장기를 불러일으키게 하신다.

또한 집 뒤 뜰에서 가져오신 과일과 야채들로 신선함과 풍요로움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신다. 수고도 길쌈도 하지 않는 결실과 열매를 먹고 마시게 하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오색찬란한 식탁을 누리게 하신다. 청소하는 일과 함께 식사하며 교제하는 기쁨은 늘 그렇듯 하나님이 모든 대화의 주인공이다.

온 종일 마음을 다한 성도님들이 모여서 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새 단장을 하는 신랑의 집처럼 교회를 새롭게 하였다. 청소하는 날 비가 내리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생각도 들지만 계속해서 내리는 봄비가 성전과 뜰을 더욱 청아하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보실까?

태초에 창조 질서를 확립하시고 좋아하셨던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교회가 정리된 것을 보시면서 심히 좋아하실 것이다. 특별히 오늘은 3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도님들이 나오셔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각자가 처해진 형편과 여건으로 가끔씩 나오시는 분들도 있고 처음 나오신 분들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성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자신의 삶에 우선순위로 섬기시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이라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니다. 그러나 한결같이 청소 시간의 스케줄을 비워두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주 하나님의 몸 되신 교회를 위해 변함없이 헌신하시는 분들이다. 어쩌면 금이 도가니와 풀무 불에서 일곱 번씩 제련되어 순금이 된 것처럼 여러 가지 모양으로 훈련되신 분들이다. 그래서 결코 변질되지 않는 순금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하나님의 성소에서 헌신하는 것을 보면서 광야에 있었던 성막이 생각 난다.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청사진을 전해주며 성막을 짓는데 필요한 기구들과 또한 그 것을 만드는 여러 재료들을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도 지성소 앞에 핵심적으로 있어야 하는 언약궤와 진설병상과 등대에 사용된 재료에 대해서 설명하신 것에 주목해 보았다.

언약궤와 진설병 상 등을 조각목으로 만든 다음, 순금으로 안과 겉에 금테를 입히라고 하셨다. 그리고 진설병상에 사용된 접시, 숟가락, 병과 붓는 잔을 순금으로 만들라고 하셨다. 등잔대와 등잔은 물론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불집게와 불똥 그릇 등 모든 기구를 순금으로 만들라고 하셨다. 자그마치 순금 한 달란트를 들여서 만들라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 하찮게 여겨지는 기구들을 놋이나 은으로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유독 일반적인 금도 아니고 반드시! 정금을 사용하라고 명하셨을까?. 왜? 하필이면 금도 아닌 순금이어야만 한다고 하셨을까?(출 25:10~40) 이 부분을 묵상하다가 깨달은 것은 순금은 많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떤 기후의 건습이나 조건에도 색갈이 한결같다.

오늘 날은 교회에 정금을 재료로 만든 성막에 필수적으로 있었던 것들이 없다. 그러나 그와 같은 가치를 소유한 일꾼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일시적인 감동을 주는 빤짝 성공한 세상의 저명인사와 같지 않다.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과도 같지 않다.

자신의 경험이나 체험이나 학식이나 배경을 하나님보다 앞세우지 않는다. 특히 교회의 큰 일도 잘 하지만 궂은 일, 허드레 일도 거룩한 일로 감당해 낸다. 누구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던 받지 않던 상관하지 않는다. 드러나지 않고 감동시키는 분들이 바로 이런 분들이다!!!

주님! 봄비를 흠뻑 먹음으로 대 자연이 소성함을 입음 같이 한결 같은 믿음을 소유한 사람들로 인하여 주님의 몸 되신 교회를 영혼의 시냇가에 청청하게, 견고하게 세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