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캄팔라
우간다도 르완다 못지 않게 못 살았다. 산만한 도로망과 감당 안 되는 먼지가 차안으로 들어 오는데 에어콘이 고장난 차안은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 초행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멀미와 황토빛 먼지로 싹 없어져 버렸다.
와이파이가 터지고 스마트폰이 여기 저기 즐비한데 어떻게 문명의 혜택이 아프리카는 이리도 느린가? 같이 동행한 나이 드신 목사님께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나라 1950대 전쟁 전후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어렵고 배고프고 지쳐있는 삶의 모습과 방식이 똑 같은 전철을 밟으며 살아가고 있단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학교도 안가고 꽤죄죄한 옷에 신발도 없이 코를 흘리며 뛰어 놀다 무중구(외국사람)만 보면 따라 다니며 수줍은 웃음을 띠며 캔디를 달라하고, 차가 다니는 도로에 시도 때도 없이 닭, 거위, 염소, 소가 들낙거리고, 다 부셔져가는 나무 박스 위에, 뿌옇게 먼지 쌓인 과일과 야채 몇게 올려 놓고 늘어져 있는 행상들, 냄새와 파리가 떼지어 몰려들며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재래식 화장실, 누런 빗물을 모았다 손 씻으라고 하는데, 안 씻는 것이 더 깨끗하게 느껴지는 아프리카, 가장 기본적인 물과 불이 귀하니 자연적으로 모든 게 불편했다.
한국에서 어렸을 때 겪은 나의 가난은 애뜻한 향수로 기억 되는데, 지금 아프리카에서 내가 선택해 겪는 이 가난은 큰 불편이며, 매일 싸워야 하는 나의 작은 투쟁으로 다가왔다.
우간다 켐펠라 선교 센터에서는 60여 명의 수강생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도 대부분 목사, 사모, 전도사, 신학 학생들 이었다. 르완다보다 다른 점은 더 젊은이 들이 많이 모인 곳이었다. 항상 강의 첫 날은 에너지가 다 소진됨을 느낀다. 새로운 곳에 대한 적응과 한명도 낙오되는 자가 나오지 않게 열정과 혼을 모아 학생들과 나를 한 마음으로 묶으려는 필사적인 노력 때문 인 것 같다. "예수님 피 한방울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 라고 하신 것 을 감히 내 인생 처음 비교하고 싶을 정도로 나의 온 혼과 마음을 모은 강의를 매일 하였다.
쉬는 시간 학생들이 한 둘 모여 들며 너무 감사 하다고 나의 손을 꼭잡고 껴안는다.
자기네는 성경적인 제정, 경영, 자아 개발/독립, 이 모든 게 새롭단다. 선생님 우리의 마음을 타치하는 게 느껴지니, 너무 이해가 쉽고 잘 받아 들여진다고...
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결실을 보니, 나 또한 매 일 마음이 애잔해 졌고, 강의 때문에 소진된 피곤한 몸이 성취감과 기쁨으로 놀랍게도 금방 회복됨을 느꼈다.
캄팔라에서 두 번째 강의 날, 삶의 비전을 발표하는데, 그룹 6 대표팀, 다부지게 생긴 탐이, 깨끗한 검은 양복에 빨간 와이셔츠에 빤짝이는 검은 타이로 세련되게 메치 시킨 옷을 입고 나와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모션과 카리스마로 발표를 하였다. 자기 그룹은 아프리카의 병, 두 가지 즉, 가난과 무지를 퇴치하는데 인생을 바치겠단다. 우리 평생 외쳐왔던 "아무것도 없다."와 “주세요.”하는 국민 슬로건을 KBBA 은행을 만들어 “우리도 너희한테 빌려 줄 수 있는 돈이 있다”로 바꾸겠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보여 주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탐의 끓는 신념과 에너지가 고스란희 전해젔다. 새 희망과 단결이 교실안을 다 삼켜 버렸다. 모두 하나가 되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며 서로 부둥켜 안았다. 가난과 무지를 퇴치하고 싶은 갈망과 삶의 애환이 한 젊은이의 혈기와 집념으로 한 순간에 치유되는 것 처럼 느껴졌다.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법계가 청정해지며. 한 송이 꽃이 피어나면 수천 수만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는 가르침처럼 아프리카가 오랜 잠에서 깨어난 꿈틀 거림이 희망의 전율로 내 몸을 감싸 안는 둣 했다.
자아 독립/개발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다 보면. 아무 것도 가진게 없다는 생각에 치우쳐 있는 학생들이 너무 안쓰러웠다. 아니 정말 이들의 말처럼 가난과 무지가 아프리카의 자원이었다. 넓은 땅과 천연 지하자원이 풍부해도, 아프리카 대부분 나라 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저개발 지역으로, 그 원인을 질병과 바이러스(에이즈와 말라리아 등), 정부의 부패, 국가 계획의 실패, 높은 문맹률, 해외 자본의 부족, 빈번한 부족간/군사 충돌로 이어지는 게릴라전과 학살 등을 뽑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지겹도록 넘쳐 나는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이 아프리카는 너무 귀하다. 종이 한장, 연필 한 자루가 아쉬운 이 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의하자고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지식 보다도 창조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며 많은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
톨스토이의 이반리치의 죽음에 보면 톨스토이가 심리 학자나 의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죽음을 앞둔 인간의 복잡한 심리상태 단계를 정확하게 묘사한 것, 베에토벤이 젊었을 때 귀머거리 되었음에도 새소리, 시냇물소리를 가슴에 울리게 하며 주옥같은 선율들을 작곡한 이야기며, 마이콜엔절로의 시스틴 체펄의 천지창조, 발명왕 애드슨의 전구,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제작 , 닉 부이치치의 사지 없는 인생, 생각 하는 축구 팀을 만든 한국의 영웅 히딩크 감독 등의 예화를 들며 논리, 분석, 인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창의이다. 누군가의 피나는노력과 생각 없이는 현대의 문명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열변을 토하는데…. 너무 놀랍게도 이 모든 기본적인 세계 거장들을, 대학을 나온 학생들 마져도 거의 다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 대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아주 진지하게 재미나게 열정적으로 듣고 쓰고 있었다. 목요일 오후 부터는 내일이 마지막 수업인지 알고 휴식시간도 빼고 3시간 반을 계속 강의를 원하는 모드로 변한다. 나 또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화장실 가는 것까지도 참아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이리도 뜨거운데, 아프리카는 왜 이리도 못사는가? 연민인지 주님의 뜻인지 숙소만 돌아 오면 피곤도 잊고 나도 모르게 벌써 내년에 와 강의 할 콘텐츠를 구상하며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하고 있었다.
목요일날 학생 반장 로버트와 프렌스가 내일 시내에 약속이 있다며 조금 늦을 거라고 허락을 요청했다. 보통 마지막 수업, 금요일 날 단체 사진을 찍는데, 수요일 날 강의 시간 도중에 학생들이 전채 사진을 같이 찍자고들 요구해왔다. 그런데 마지막 날 알고 보니 나한테 2016년 달력을 선물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 짧은 시간에 2시간이나 걸린다는 캄팔라 시에 까지 가서, 달력을 맞추어 가지고 왔다. 세상에~! 가문에 영광, 우리 집 가보로 대대로 전하며 잘 모셔 두겠노라고,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학생들이 돌아가며 그동안 배운 것 들에 대해 감사의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콧등이 찡해진다. 항상 단정한 용모로 앞줄에 계셨던 분이 자기는 목사 사모인데 여태까지 교회재정, 모든 재정 등을 잘 모르고 살았는데 이번에 강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 눈이 떠졌다. 너무 고맙다고 나를 껴안으셨다. 그러더니 성가를 부르시며 갑자기 내 앞에서 무릎을 끓고 찬양하며 우시는데, 너무 민망하고, 몸 둘바를 몰라, 나도 같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앞줄에 있던, 몇 몇 여 학생들이 울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교실안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나도 펑펑 울었다. 사모님의 눈만 떠진 것이 아니었다. 모태 때부터 물려 받은 어설픈 신앙이 앞만 보고 바쁘게 살다, 아프리카에 와서 눈을 떴다. 왜 성경에서 야곱과 에서가 이삭의 축복을 빼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형재간에 원수가 되었는지를 알았다.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며, 하나된 성령이 주는 진정한 축복이 무엇인지, 또 그 축복이 얼마나 복 되고 의미 있는 것 인지 난생 처음 깨달았다.
그 축복은 삶의 에너지 원천 이였다.
그 축복은 죽은 혼을 살리는 에너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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