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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향유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 알 수가 없었다. 손에는 헝상 핸드폰이 들려있었고,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생겼으며, 이때가 가장 중요한 시기란 말은 매번 들으며 살아왔다. 고등학생때는 대입으로, 대학 신입생때는 입대직전시기라, 군대시기는 허투루 낭비하기 아까워서, 대학졸업시기에는 취업으로, 취업후엔 결혼준비로...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이 중요하다고 듣고 그 긴장감을 서로 나누는 시기였다. 그래서 피곤하고 가끔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아마 많은 학생과 청년이 현재도 그럴 것이며, 우리네 부모님들도 그러했으리라.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라는 여행사 광고도, "가득찬 새치약을 쭉 짜내는 느낌으로 시간을 쓴다."는 좋아하는 책 대목도 같은 맥락으로 좋았다. 치약 아까워서 손톱만큼 찔끔짜던걸 쭈욱 짜내는 느낌으로 한껏 여유있게 시간을 쓴다는것. 그런 느낌이 여유롭고 좋게 느껴졌다. 그래도 그건 느낌이였지 정작 마음으로는 와닿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우연이자 필연으로 아프리카에 왔다. 정신없이 효율적으로 지내던 한국시계와 비교하여 답답하게 느껴지던 이곳의 시계에 적응하는 중이다. 여기선 지하철시간표를 보며 환승시간을 어떻게든 맞추려고 뛸 지하철도 없으며, 인터넷주문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 장을 보러 시장에 3시간씩 다녀와야 하기도 했다. 와이파이가 귀해서 가끔 카페에 와이파이를 이용하러가도 영화 한편을 2주간 받아야하는..3G보다도 느린 와이파이를 경험할 수 있는곳이기도 했다. 이곳은 당연히 느리고, 느린것이 불편하다.
그래도 핸드폰 화면만 바라보며 쉴새없이 터지는 인터넷 뉴스나 스포츠연예뉴스에 집중하거나 자신 스스로 보다 주변 사람을 신경쓰고 만나느라 없어진 내 시간에 어리둥절하지 않게됐다. 아프리카에 와서야 알게 된건, 빠르고 편리했던 한국생활은 나에게 많은 시간을 남겨줬지만, 나는 그 시간을 대부분 의미있게 쓰지 못했다는 사실이였다. 아프리카에 와서 찾은 건, 내 잃어버렸던 시간이였다.
41. #아프리카에 대하여, 03 선불.
39. #아프리카에대하여, 01 아프리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