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정말 차가 많다. 오래된 차, 비싼 차, 삐까뻔쩍한 차,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를 차, 그리고 아주 가끔 보는 국산 차. 그래도 대부분은 이미지 때문인지, 성능 때문인지 모를 오래 써도 튼튼하다는 일본차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오래된 모델의 차가 태연하게 길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한국을 예로 들면 엘란트라나 프린스(가끔 포니 세대도 출몰하는 듯) 정도의 세대의 차가 태연하게 돌아다닌다고 해야할까. 그럼에도 가끔 반갑게 보이는 국산차 중에 더욱 반가워 소리 지르게 만드는 차는 한국지명 스티커를 그대로 붙이고 먼 땅 아프리카까지 온 한국버스다. 아프리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쓰던 차가 수리를 받고 중고이지만 새 것처럼 판매가 되는데(나라 자체의 생산 시스템이 없어서 어쩔 수 없는 현실), 그것은 차 관련 물품(타이어, 부속)과 대중교통버스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작은 버스는 일본차가 많아도, 큰 대중교통 버스는 한국 브랜드 차량이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딱 한 번 본게 전부다. 키미롱고라는 큰 시장을 갔다가 출발 직전의 한국버스를 찍은 것이 나의 전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왠지 그 버스를 타면 한국이 가고 싶어질 것 같아서 타진 않고, 서초 두 글자와 버스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이렇게 보는 한글도, 한국지명도, 어릴때 봤음직한 버스의 늙은 뒷태도 참 반갑고 좋다. 한국에 가면 잊을 반가움이겠지만, 이런 때엔 한국이 그리운 게 사실이다. ▲ 서초02 버스명을 자랑스레 달고 아프리카 키갈리까지 오게 된 현대 버스. 한국에서도 원없이 달렸을 버스가 이곳에서도 사람들의 발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버스다. 노란 버스의 번호판이 이제야 제 주인을 찾아간 듯 참 잘 어울린다.
49. #아프리카에대하여, 11 우유.
47. #아프리카에대하여, 09 여러 가지 언어.
20160807_151614.jpg "20160807_15161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