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한국우유가 대단히 맛있다는 것! 한국에서 유학생활 중인 아프리카 학생들도, 미국에서 오신 한국 분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이 바로 한국 우유다. 아이스크림은 좋아해도 우유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끔 먹는 우유에 맛에 깊이 신경 쓰진 않았었는데, 이곳 아프리카 마트에서 파는 멸균우유팩을 한 번 먹어보니. 으잉? 이란 생각이 가감 없이 표정으로 드러날 정도였다. 뭐랄까, 우유에 물을 탄 맛이랄까. 그래도 현지인들이 먹는 밀크 존(우유가게)의 우유는 한결 낫다는 현지인들의 말을 듣고 어느 날 아내랑 밀크 존에 찾아가보았다. 우유는 1리터당 500프랑(750원)정도, 한국 우유의 1/3의 값이다. 사실인지는 모르나, 르완다 대통령이 민심을 더욱 얻었던 계기가 이 우유 값이라고 했다. 고작 우유값이라고 하기에 우유는 이 곳 사람들에게 큰 의미이다. 한글학교 가르치는 학생들을 식당에 데려가면, 대부분 음료를 우유와 탄산음료를 시킨다. 미지근한 탄산도 마다하지 않는 걸 보면, 배부름을 더욱 느끼기 위해서가 아닌지 생각이 든다. 르완다 국민 대부분이 바나나나 우유로 끼니를 떼우니, 우유 값을 대폭 낮췄다는 것이다. 그 사실 덕분인지 밀크존의 우유는 싸고 담백했다. 저지방우유는 생각도 안날, 우유의 지방이 느껴지는 맛이라고 해야할까. 더 신기한 건, 우유를 사러가는 사람마다 식용유 통 같은 노란 통을 들고 우유를 담아 집에 간다. 우유 통 하나를 달랑달랑 들고 와서 우유를 가득 채웠는데도, 가족과 함께 먹을 생각에 더욱 가벼운 표정으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 그동안 우리들의 행복의 기준이 너무 높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고백했던 우리는 어디에 가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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