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는 내륙지역입니다. 한국의 그런 내륙이 아니라 아프리카 한 가운데 있는 내륙이라 바다를 보려면 국경을 두 번 이상은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르완다 친구들은 바다를 본 적이 없지요. 다행히 르완다와 콩고, 브룬디를 가로지르는 큰 호수인 키부 호수가 있어서, 그들은 그 강가를 해변이라 부르며 여유를 즐기는 듯 합니다. 그 해변을 끼고 있는 지역은 “기세니”라고 불리며 지금 저희가 있는 곳에서 차로 4시간 정도 걸립니다. (한국의 부산처럼)하지만 그 역시 삶이 빡빡한 친구들이 교통비를 지불하며 다녀오기는 힘든지라 그러한 큰 물을 실제로 본 적도 없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키갈리에서 나올동말동한 수돗물과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을 본 게 전부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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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부호숫가(해변)의 전경. 많은 르완다 사람이 신혼 여행으로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에서 이틀 전 날, 한글학교 내에서 한글 성탄 찬송부르기 경연대회를 열었습니다. 1등과 2등 상품은 무려 기세니 여행이였습니다. 교통비와 식비를 대주기로 하고 함께 키부호수를 보고 오자는 계획이였지요. 한글학교 우등생인 엘리나가 강력 추천한 계획이였습니다. 아마 키부호수를 한 번 보고 싶어서였겠지요. 모든 친구들이 “저 들 밖의 한 밤 중에” 찬양을 한글로 열심히 불렀습니다. 그리고 1등은 추천한 그 엘리나가, 2등은 피스톤이 되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한다고 바로 다음날 아침 일찍 기세니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키부 호숫가에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먹기 전, 다들 들떠 있는 모습입니다.
다음 날 아침, 꾸밀 수 있는 최대한으로 꾸민 두 친구가 버스정류장에 서 있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고 4시간이 넘게 걸려 기세니 탐탐 비치에 도착했습니다. 분명히 호수인데 바다 냄새가 나서 놀랐습니다. 바다의 설렘이 처음인 엘리나의 입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같이 밥을 먹고, 사진도 찍으며 해변을 보며 쉬고 있는데, 엘리나가 가져온 작은 가방을 자꾸 만지작거립니다. 아내가 뭐냐고 물으니, 수영복이라 답하며 물에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된다며, 얼른 옷 갈아입고 들어가라고 아내가 말해줍니다. 엘리나가 신이 나서 옷을 갈아입고 물로 들어갑니다. 처음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물이라 겁이 나는지 해변에서 5m 이상 들어가지 못합니다. 바로 앞에서 물에 푹 들어가 보기도 하고 물장구를 치는데 아기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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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에서 사진을 찍어주며 신혼 부부같다고 하자 부끄러우면서도 즐거워한다. 엘리나는 큰 물이 무서웠는지 바로 코앞에서 몸을 물에 담그며 노는것이 전부인데도 행복해보입니다.
물놀이가 끝나고 나와 키부호수 주변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숙박호텔인 세레나 호텔에 구경하러 갔습니다. 세레나 호텔의 해변이 유명한데, 숙박객 아니면 외국인만 출입 가능하다고 하여 숙박은 생각지도 않고 외국인 일행 명목으로 이 친구들도 같이 들어가 보자고 한 것이지요. 다행히 그 안에 들어가서 함께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들어온게 신이 났는지 각자가 인증사진을 남겨놓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짠하기도 하고 아이같은 모습이 귀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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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나 호텔 해변은 깨끗하고 잘 정돈 된 느낌, 정말 해변 같았다. 많은 외국인과 숙박객들이 파라솔아래 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호숫가의 3 시간이 후딱 지났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니 밤 9시. 그곳에 있는 3시간을 위해 왕복 8시간을 버스에서 보냈습니다. 아내와 내가 초죽음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엘리나가 미안한 눈치입니다. 그래도 엘리나가 오늘 너무 행복했다고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해주니 피곤이 감춰집니다. 더 가까운 세상을 많이 경험하게 해주자며 했던 부부의 계획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였다는 것을 알고 이들도 나중에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