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프론티어

2017_단기선교단원 양진성

문보라 Email

[2017-09-04 11:04:49] HIT : 1637

탄자니아 무완자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 꽤나긴 비포장길을 달려 이솔레라는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너른 광야와 끝없는 지평선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푸른 하늘과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마을이나 아이들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곳엔 커다란 바위 위에 지어진, 아직 콘크리트 벽만 세워진 성전이 있었습니다. 창문도 없이 밤이면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그곳에서 우리는 침낭하나에 원터치 모기장을 텐트삼아, 물도 전기도 없이 삼일을 지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문명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거친 일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왔다는 걸 어찌 알았는지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성전으로 찾아왔습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근처엔 집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외국인이 왔다는것, 그 외국인에게 무언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마음으로 아이들이 먼 길을 걸어 왔을 것입니다. 모여든 아이들은 호기심과 신기함, 그리고 경계가 뒤섞인 눈빛을 하고 서있었습니다. 포대기에 막 걸음마를 뗀 동생을 안고 먼 길을 걸어온 7~8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고, 아이들은 대부분 뒷창이 다 떨어진 쪼리나 슬리퍼를 신고 와서 그것을 벗어 품에 꼭 안고 있었습니다 . 저는 처음 접하는 가난 이었습니다.

쭈뼛쭈뼛 수줍게 몸을 움직이던 아이들은 우스꽝스럽게 몸을 쓰며 망가지는 저희를 보고 배꼽이 빠질 듯 웃었습니다. 그리고 금새 경계를 풀었 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친근감이 생긴 아이들을 가까이 앉히고, 이해하기 쉽게 자매들이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동화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아이들은 다 보이기나 하는지 아주 작은 스케치북에 빨려들어 갈 듯이 숨죽이고 집중했습니다. '하나님은 너희를 많이 사랑하시고 너희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셔' 현지사역자의 도움으로 다함께 사영리를 따라했습니다. 마지막엔 현지사역자들이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뜨겁게 영접기도를 해주었습니다. 저희는 그 아프리카 말들을 전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그 뜨거운 목소리와 울림에 주님이 그곳에 계시고, 그곳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꼈습니다. 저희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기도했고, 함께 울었습니다. 그 어느 곳에서도 계시고 동일하게 사랑하시는 주님을 그곳에서 우린 분명 만났습니다. 그 놀라운 계획으로 우리를 그곳으로 부르시고 쓰시는 주님을 새롭고, 뜨겁게 만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솔레 성전에서의 함께 첫 주일예배를 드리자 해서 그곳을 다시 찾았을 떄 얘긴데요,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그림동화를 두고 왔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저희는 다윗과 골리앗 말씀을 연극으로 보여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주 솔직히 마음속으로 ‘ 왜 이렇게 칠칠맞게 가장 중요한 것을 놓고 다니지?’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티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요. 재빨리 역할을 나누고 단한번 리허설을 하고, 연극을 했습니다. 물멧돌 하나로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 하나님께 무릎꿇고 기도하는 작은 꼬마 다윗을 보고 아이들이 박수치며 소리쳤습니다. 아이들은 연약한 다윗을 크게 쓰시는 하나님을 분명 만났습니다. 저희도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보잘것없는 저희를 쓰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내가 아무리 그 어떠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들, 많이 알고 많이 배웠든..결국 모든건 주님이 허락하시고, 계획하신대로 , 쓰신 다는 것을 새삼 눈물이 나게 깨달았습니다. 미안했습니다. 어리석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기꺼이 험상궂은 골리앗과 무서워 떠는 졸병을 해준 우리 단기팀원들. 저희의 서툰 역할극을 생생하게 통역해준 현지사역자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 가운에 거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집중하고 박수쳐준 아이들에게도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실수로 스케치북을 두고 온 것 마저도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의 서툰 모습, 선툰 동작을 따라하고 배우려던 , 호기심이 가득했던 아이들의 눈빛과 몸짓이 선명합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아 보이는. 어쩜 막연하고 더디게만 보이는 그곳의 아이들에게 보다나은 기회를 싶어 하시는 , 하나님의 넓은 세상을 선물해주고 싶어 하시는 대표선교사님의 헌신과 사랑을 조금이나마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주님이 저에게 그곳을 얼마나 보여주고 싶으셨는지.. 저희 슬로건 같았던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그 은혜에 감사가 넘칩니다.

지금 돌이켜 봤을 때 저를 단기선교에 어떻게든 보내신 이유는 ‘섬김에서 오는 참된 기쁨’을 맛보게 하시고 참된 섬김을 귀히 여기라고 보내신것같습니다.

처음 며칠 ..‘그래 난 월드미션 프론티어 소속감이 있는 홍보대사인데 우리 선교회의 아프리카 사역은 어떠한지 단기선교가 어떤 건지 지켜보자. 체험해보자.’ 하루 이틀이 흐르고 뭘 안다고, 제 눈에 과정에 비해 큰 열매가 없어 보였습니다. 왜 이런 단기 선교를 왜 계속하실까, 다른 큰 사역들로 고되신데 굳이 왜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일반단기팀원들 데리고 다니시면서 일일이 설명하시고 신경 쓰시는 대표선교사님이 참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차라리 쉬시고 큰일을 도모하시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프리카에 자주 올 것 같지도 않고 큰 후원자가 되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사역지 여기저기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단기팀원들은 어려운일은 아니지만. 육체적으로 고되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이었습니다. 아프리카까지 어렵게 온 사람들한테 밥 짓고 설거지 하고 빨래하고. 등등 쉽게 가볍게 생각하던 일들을 해야 하는 상황들. 제 머릿속엔 생산적이지 않고 진취적이지 못한 일들 투성이였습니다. 거기에 제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고 답답해 보이는 아프리카 식이라는 많은 상황들을 직면했습니다.

현지 사역자들, 초청한 할렐루야 축구단, 보엠 뮤지컬팀을 합쳐 60명 남짓되는 인원을 매일 먹이고 섬겨야했습니다.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매번 장을 봐서 음식을 해야했고 식기부터 조리도구까지 뭐하나 성한게 없었습니다. 심지어 '틀暉Ñ 물을 배에서 쓰게 해주신다고 했지만 , 제대로 구해지지 않아 며칠이 지체됐음에도, 결국 가깟으로 강물을 끌어올려 사용했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미생물이 육안으로 둥둥 떠다니는 저희의 일상에선 상상도 못할물. 그물마저 귀했습니다. 귀한 강물을 큰 대야에 담아 애벌을 하고 또 헹구고 참으로 아꼇 썼습니다. 그런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고 생각지 못한 상황들과 책임감에 상처도 받았습니다. 그때 모두들 모여서 예배하길 원했고, 매일 말씀을 나누고 , 눈물로 솔직한 마음을 나눴습니다. 그 시간에 주님이 단원 한명 한명,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주시는걸 느꼇습니다. 그 체험에, 그 안에서 넘치는 감사와 평온, 그 감사, 감동에 함께 울고웃고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 서로를 위해 기쁘게 더 고생하려는 저희 사랑스럽고 소중한 단기팀원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주 쬐금 굳은 일 하면 내 사랑하는 동생들, 집사님, 선교사님들이 편해질 것같고, 선교사님은 매년 이런 고생을 하시니 한번 온 제가 제일 마니 힘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모든 단기팀에 마음이 그러했습니다. 고되게 몸을 쓰면 쓸수록 기뻐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교보고를 준비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쓴 일기장에 , '오늘의 고단함을 오늘밤 단잠으로 깨끗하게 씻어주시고 한국에서 준비해간 작은 찬들과 변변찮은 음식으로 모두가 맛있게 먹고 특히 축구팀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도와주세요' 라는 기도를 써놨는데... 그것에도 응답하심에 그 은혜에 지금순간도 감사합니다. 예수님은 닮아 가려는 사람들.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들 안에 있으면 어떤 어려움과 문제도 평안하고 기쁘게 감당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보엠팀과 축구단을 섬기고 봉사 하는게 , 그들이 편히 쉬고 먹고 웃어주는 것들이 왜 그렇게 마음이 즐겁고 기뻐 몸까지 가벼웠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희가 찬으로 김치가 없으니 현지재료로 피클을 100인분 이상. 아주 많이 만들어 뒀습니다.. 피클을 만드는 것도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현지인, 한국인 할 것 없이 정말 맛있게 드셨습니다. 모두가 칭찬일색이셨습니다. 참 기뻣습니다. 또 피클을 담궜습니다. 밥집이모님이 된냥 그저 그냥 기뻣습니다 그 피클이 생각나서 서울와서 똑같이 만들었는데 그맛이 아니더군요 그마저도 감사합니다.

아프리카 에서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것에 집중하고, 나누고 섬기는 시간을 지내면서 생각치도 못했던 믿음의 형제자매를 만났고, 각지에 떨어져있지만 서로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낮은 곳에서 섬김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모습을 배웠습니다. 헌신과 희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섬김이 참기쁨이 될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았습니다. 왜 단기선교를 계속 하고 계신지, 믿는 사람들이 전세계 각지의 선교지를 왜 직접 눈으로 보고 밟아야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큰 성과, 커다란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보단, 아프리카를 진심을 사랑하고 , 선교사님을 위해 뜨겁게 기도해주고, 겸손으로 섬기는 것이 가장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제 섬김과 사랑이 큰 씨앗이자 열매인줄로 압니다.

그동안 제 마음엔 ‘하나님 나를 사랑하시니 나 혼자 은밀하게 하나님과 만나고 , 모든 것이 주님 주신 것인데, 주님 주신 귀한 달란트로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누 리고 살다가, 나중에 천국가야지~ ’ 하고 지냈습니다. 하나님과 분명 함께한다고 말하면서 잘 들여다보면 일하는데 힘쓰고 버는데 힘쓰는 이유와 목적이 나를 위한 것 밖에 없었습니다. 믿는 사람으로서 참 이기적인 모습으로 살아온 걸 고백합니다. 이번단기선교로 하나님나라를 위해.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섬김을 위해. 왜 내게 달란트를 주셨는지. 왜 나는 달란트를 더 키워야하는지. 왜 나를 단련하고 성취하여서 , 선한 기독교인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세상 속에서도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자신과 세상을 보는 방향을 바꿔준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많은 크리스찬 청년들이 단기선교를 통해 새로운 소명을 깨닫고 비젼을 발견하는 순간을 만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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