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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텍사스 주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일침례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후 촛불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

<다음은 복음주의 신학자이며, 남침례교 목사인 러슬 무어가 서덜랜드의 스프링스 제일침례교회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접하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이다.>

지난 주일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찬송가를 부르거나 성서를 펴거나 성찬을 받던 그 순간 한 총격범이 텍사스 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제일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역사상 최악의 교회 총격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으로 최소한 26명이 살해되었다.

숨진 사람들 중에는 열네 살인 프랭크 포머로이 목사의 딸을 비롯해 아이들도 있었다. 총격범의 뒤틀린 동기가 무엇이었던 우리는 이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예배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려는 시도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정부와 테러 집단에 의해 수세기 동안 전세계적으로 계속되었다. 그들은 폭력의 트라우마로 교회를 말살하거나 적어도 교회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폭력적인 전략은 언제나 이들이 의도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 회복된 교회는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전진한다. 왜일까?

이런 세력은 기독교가 지닌 힘의 원천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다. 살인자들은 총이나 유독 가스, 참수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무력감 때문에 교회가 교회 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그들이 고개를 든다면, 그들이 파괴하고자 했던 거의 모든 교회에서 그들이 놓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십자가다.

교회는 테러의 위협에 맞서 형성되었다. 예수께서도 국가가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분을 죽일 권위를 지니고 있다고 그분에게 말했던 로마 총독 앞에 서셨다. 물론 빌라도는 그런 방식으로 그분을 살해했다. 그리고 제국의 협박이 처음에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였다.

예수를 따르던 이들 대부분이 다음에는 자신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숨었다. 이것은 원래 십자가의 목적이기도 하다. 십자가를 공적으로 전시하는 목적은 사람들에게 다음은 그들의 차례라고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흩어졌던 그들은 곧 돌아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께서 살아계심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그 결과 기독교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선포했으며 수천 명이 이 박해당하는 작은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불과 몇 백 년만에 테러리스트들였던 로마 제국은 사라졌지만, 교회는 미래를 향해 계속 전진했다.

그 이유는 교회가 폭력의 위협 속에서 안전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교회가 폭력의 와중에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결론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신약성서의 많은 부분은 십자가가 왜 하나님의 능력인가를 설명하는 예수의 사도들의 편지로 이뤄져 있다. 기독교 복음은 죽음 앞에서 움츠려 들지 않는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해 생명을 바치는 이들이 무력한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시록에서는 순교당한 이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죽으셨고 이제 다시는 죽지 않으실 그리스도와 그들이 연합했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들에게 총격 사건이 일어난 날은 박해당하는 교회를 기억하는 날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서 쫓겨나 줄줄이 처형되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희생자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 안에서 예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는 능력, 즉 약함 속에서 완전해지는 능력을 본다.

교회를 파괴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원수들에게는 더 나은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기독교를 폭력으로 협박하는 것보다 안락함으로 질식시켜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그들은 깨달아야 한다. 죽음의 위협으로 교회와 맞서고자 하는 이들은 교회로 하여금 우리가 죽었으며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 뿐이다.

앞으로의 시간은 슬픔에 잠긴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공동체에게 끔찍한 나날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주일이 오면 그들은 다시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열 것이다. 그 교회는 그들을 빚어낸 진리, 즉 죽음은 결코 영생을 이길 수 없음을 증언할 것이다. 그리고 그 교회 위로 십자가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