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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소서'

김평육 발행인 africa.vision@me.com

2014-03-05 07:41:01 조회 : 1077

선교사로서 아프리카 선교에 대한 큰 소망을 갖고 새해를 맞이 하였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한해 동안의 비전을 위해 기도하며 묵상하는 가운데 주신 말씀을 깊이 생각하였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읽은 성경말씀은 이사야 6장이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환상 중에 높은 보좌에 앉으신 여호와를 만나고 여섯 개의 날개가 달린 천사들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고 "부정한 입술을 가진 내가 하나님을 보았으니 망하게 되었다"고 탄식하였습니다.

그때 한 천사가 제단의 숯불을 가져다가 이사야의 입술에 대며 "네 죄가 사하여졌다"고 말해 주었습니다.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이 일군을 찾는 탄식소리를 듣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나님에게 불순종하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일군을 찾는 음성을 듣고 이사야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경구절입니다. 선교에 대하여 말하면서 많이 인용되는 말씀이고 헌신예배를 드릴 때마다 많은 교회 성도들이 이 말씀을 노래로 부르곤 합니다.

너무나 자주 듣던 말씀이어서 지나쳐 버릴 수 있었지만 새해 첫날 아침 이 말씀이 새롭게 제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일을 억지로 하지 말고 이사야 선지자와 같이 순종하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감당해야겠다고 다짐하며 한 해를 시작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글을 읽는 이 시간 저는 하나님의 음성 때문에 아프리카의 오지를 찾아 다니며 고생을 자처하고 있지만 선교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며 자원하는 마음이 되기까지는 많은 세월과 과정이 있었습니다.

제게는 요나와 같은 불순종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목회자였고 네 명의 형이 목회자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목회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 왔을 때 그 부르심에 순종할 수가 없었습니다.

절대로 순종할 수 없는 부르심이었습니다.

저의 일생 중 가장 행복했던 날은 아버지께서 목회에서 은퇴하시던 날이었습니다. 목사 아들이라는 무거운 굴레를 벗는 그 날 저는 처음으로 자유라는 걸 느껴 보았습니다.

그런 자유 함으로 버리고 저 자신이 목사라는 멍에를 질 수 없었습니다. 목사가 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기의 대부분을 하나님의 부르심에 불순종하며 요나와 같이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도망하며 방탕하며 살았습니다.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지냈던 것처럼 암흑과 같은 고난의 시간도 목회자로 살면서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향한 불순종이 깊어질수록 더 세차게 매를 맞으면서도 저는 아픈 줄도 모르고 그렇게 방황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하나님의 손을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세월의 선교사역은 순종하며 자원하는 마음이 아니라 억지로 진 십자가였습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가에 나왔다가 로마 병정들에게 잡혀 억지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듯….

저는 르완다 전쟁 현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아프리카 사람들의 처참한 삶을 보고 억지로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길을 걸었습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있었습니다.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사람 시몬이 억지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졌는데 로마서의 마지막 장을 보면 시몬의 아들 루포가 로마교회의 지도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봅니다. 사도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를 자기의 어머니라고 문안하는 것을 보면 시몬이 억지로 진 십자가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프리카 선교라는 주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고 왔지만 하나님은 너무나 큰 은혜로 사역을 풍성케 해 주셨습니다.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보람찬 큰 일들이 사역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아프리카 선교하면 월드미션 프런티어와 저의 이름을 연상할 만큼 사역도 성장하여 큰 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참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사람들로부터 겪는 어려움, 경제적인 어려움, 자신과의 내적 싸움, 치열한 영적 전쟁이었습니다.

마치 등산가가 마지막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눈보라 치는 가파른 벼랑길을 오르듯 제 사역의 주변에는 도무지 오를 수 없는 가파른 언덕이 많았지만 이제 그 정상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상에는 찬바람이 더 거칠게 몰아칩니다.

그 역경을 이기고 나니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아프리카의 장기 선교사가 되겠다고 자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젊은이들을 훈련하여 장기선교사로 지원하려면 저의 짐은 점점 무거워 지겠지만 이젠 그 모든 십자가를 순종하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월드미션 프런티어를 통해 더 많은 젊은이들이 하나님께 기쁜 마음으로 헌신하는 선교회가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저는 더 이상 요나와 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피해 도망하는 도망자가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부르심 그분의 사명이 억지로 지는 십자가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와 같이 하나님이 어떤 일을 맡기시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하는 순종하는 사역자가 되려고 합니다.

새해에는 한국 교회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하는 순종의 일군들이 많아지기를 소원해 봅니다.

23.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21. 기도로 성취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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