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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의 추구가 신앙생활에 방해가 되는가?
홍삼열 목사  
2019-10-03 03:22:50   조회 : 269

인디아나 존스 3편 최후의 성전(聖戰)을 보면, 주인공 인디(Indy)가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했다는 성배(聖杯)를 찾으러 떠나서 결국 여러 난관을 거친 후 성배가 있는 신전에 도착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그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것은 자기 앞에 놓인 깊은 계곡을 건너갈 다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일기장의 내용을 굳게 믿고 그는 무작정 허공에 발을 내디딘다. 그러자 놀랍게도 자기 발밑에서 다리가 자기를 떠받치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보이는 계곡의 벽 모습에 완벽하게 조화가 되도록 다리에 색깔이 칠해져 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다리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종교적으로 중요한 시사를 던져준다. 이성(理性)의 명령을 거부하고 순전히 믿음에 기초하여 허공에 발을 내디딜 때 착시(錯視) 현상이 없어지면서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할 때 가끔 이런 “맹목적 믿음”의 문제에 부딪친다. 이성적으로 따져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미신으로 치부해야 할까, 아니면 잠시 이성의 역할을 정지시키고 믿음의 발을 내디뎌야 할까? 우리가 교회에서 합리성을 추구하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범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교회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우리는 두 가지 다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첫째는 “오직 믿음으로만”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교회에서는 이성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태도이다. 교회에서 합리성을 추구하는 것은 신앙생활에 절대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이성은 신앙생활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교회에서 생기는 문제의 대부분은 비이성적인 미신이나 비합리적인 습성 때문에 빚어진다는 것이다.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 카르타고에서 활동한 터툴리안(Tertullian)은 첫 번째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는 “아테네가 예루살렘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아카데미[철학학교]가 교회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라고 외치면서 신앙의 영역과 이성의 영역을 철저히 구분하였고, 심지어는 “나는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는다”고 주장하면서 합리성의 가치를 지나치게 폄하하였다. 예를 들어,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부활, 재림 같은 신앙의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이성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되고 오직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강하게 자기주장을 펴는 터툴리안이 실제로는 세상학문의 최고 단계인 수사학과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랬기에 그도 신앙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단에 대항하여 기독교를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는 믿음을 인정하지 않는 이성의 오류와 한계를 철저히 인식했을 뿐이다.

두 번째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로서 13세기의 토마스 아퀴나스를 들 수 있다. 그는 스콜라신학의 대가(大家)로서 이성과 신앙은 절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인간은 원죄를 범한 타락한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선한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이성을 이용하여 나름대로 선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고 하나님이 존재하는 것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합리적 사고는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신앙생활에서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나머지 이것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이 설명할 수 있는 대상과 이성이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이 상당 부분 겹치지만, 이성이 설명할 수 없는 신앙의 범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퀴나스는 세상학문, 특히 철학을 신학의 예비단계 또는 시녀(侍女)로 취급하였고, 세상학문에 정통하는 것이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이성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하느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심지어는 터툴리안 같이 합리적인 생각이 신앙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조차도--실제로는 합리성의 기준에 따라 믿고 생활한다. 아무리 우리가 “오직 믿음으로만”의 원칙을 주장하더라도 믿음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논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은가? 필자는 11세기말 베크(Bec) 수도원의 안셀름(Anselm)의 중도적 입장, 즉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fides quaerens intellectum)의 입장을 취하기를 권한다. 안셀름은 신앙에 관계된 사항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믿음이 있어야 하고(credo ut intelligam),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인 다음에는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기본적인 믿음 없이 이성의 잣대로 신앙을 평가하는 것은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서는 것이고, 어떤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후 그것으로 만족하여 더 이상 합리적인 이해를 시도하지 않는 것도 그에 비등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의 자세는 우선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우리가 믿는 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합리성의 추구가 신앙생활에 방해가 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신앙은 비이성(非理性)이 아니라 초이성(超理性)이기 때문이다. 신앙은 이성이 설명할 수 없는 것까지도 설명할 수 있는, 이성의 상위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의 문제에 있어서 어떤 것이 합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이 인간적인 욕심에서 나온 비이성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이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역사 때문에 그런 것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만일 전자의 경우라면 우리는 합리적 이성을 이용하여 비합리적인 요소들을 없애야 한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는 우리는 우선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합리적 이성을 이용하여 그것을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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